[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세계(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는 '핀테크 혈맹'을 맺었다. 최종 성사 시 한국 정보기술(IT)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이종 산업 간 결합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승부수를 띄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발언에서 그의 경영 철학과 스타일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언론 대상 간담회에서 언급한 이 의장의 발언을 모아봤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사진=네이버]](https://image.inews24.com/v1/a7fa200ae76f6a.jpg)
"매년 생존 고민할 만큼 치열한 경쟁⋯의미 있는 경쟁 하려면 함께 해야"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의장은 앞선 라인 상장 등을 기념해 2016년 7월 춘천 데이터센터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 이후 약 9년 만에 언론 대상 공개 석상에 나섰다.
지난 27일 네이버-두나무 공동 기자 간담회에서 이 의장은 '생존'이라는 단어를 거듭 언급했다. 이 의장은 "네이버는 매년 생존을 고민할 만큼 어려운(치열한) 경쟁을 해 왔다"며 "외부에서는 네이버가 '큰 회사', '공룡'이라고 하지만 전 세계로 놓고 보면 (네이버의) 시가총액이나 연구개발 투자는 빅테크(대형 IT 기업)의 100분의 1 수준이어서 정말 공룡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과 웹3(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관리)라는 거대한 흐름으로 또 다른 (새로운) 파도가 생겨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혼자 하기 어려운 싸움이라고 생각하며 여기서 살아남고 또 의미 있는 경쟁을 해나가려면 좋은 기술과 인재를 보유한 사람과 함께 해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며)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장은 그간의 선례를 바탕으로 두나무와의 결합이 가지는 의미도 짚었다. 그는 "과거의 인수합병(M&A)이 없었다면 네이버는 지금 굉장히 작은 회사거나 망해서 없어진 회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두 회사(네이버-두나무) 간에 힘을 합치는 것은 회사 미래 발전에 굉장히 중요한 기회라고 본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속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이 의장이 7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의 전격 복귀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돼 왔다"며 "(두나무와의 결합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개척과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 간 융합, 많은 노력 요해⋯글로벌 진출은 꿈과 사명"
이 의장은 글로벌 진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지향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이 의장은 "경험상 기업의 합병은 외부에서 볼 때는 다소 간단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희생과 고통도 따른다"며 "글로벌하게 진출하겠다는 꿈과 사명감으로 (두나무와의 결합도) 어렵지만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저 역시 모든 지원과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네이버와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지난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두나무 대 네이버파이낸셜 교환가액 비율은 1대 2.54로 정했다. 두나무 1주를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교환하는 식이다. 이로써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두나무가 편입되는 구조다.
두나무의 기업가치(약 15조원)가 네이버파이낸셜(약 5조원)의 3배 수준인 점 등으로 이번 주식 교환이 진행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구조가 바뀌게 된다. 기존에 네이버가 가진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약 70%에서 17%로 낮아진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19.5%로 최대 주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0%)이 3대 주주에 오른다.
두나무 최고경영진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는 장치를 통해 실질적인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성장 동력 확보와 미래 가치에 방점을 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의장은 "그동안 네이버는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도 받았고 여러 번의 인수합병(M&A)도 거쳐왔는데 사실 그렇게 할 때마다 지분은 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사업이 우선이고 지분을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지분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가치(밸류)가 있으면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능력 있는 후배들이 이끌어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사업이 더 잘될 수 있을 것인지 또 직원들이 더 재밌는 서비스나 도전,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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