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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家엔 김정수, 한미家엔 임주현…여성 리더십 '부상'


불닭 흥행 이끈 김정수, 비만 신약으로 성장동력 만든 임주현
위기 속 결단으로 실적·주가 견인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식품업계에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있다면, 제약·바이오업계에는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이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삼양식품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다면, 임 부회장은 한미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비만 신약이라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서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진=한미그룹 제공]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진=한미그룹 제공]

임 부회장의 강점은 단순한 오너 경영인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4년 한미약품에 입사한 뒤 인적자원개발 부서를 거쳤고, 2000년대 후반부터는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을 도와 신약 R&D와 기술수출, 경영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2024년 3월에는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같은 이력은 현재 한미가 집중하고 있는 비만 신약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한미는 비만 치료 전주기를 아우르는 대형 프로젝트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상용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HM15275, HM17321, 경구 전달 플랫폼 등이 이 프로젝트에 포함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 비만 신약 전략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됐지만, 2020년 사노피 내부 사정으로 권리가 반환됐다. 업계에서는 한미가 이 자산 개발을 접지 않고 비만 치료제로 방향을 재설정한 점에 주목한다. 기술반환 자산을 정리하는 대신 핵심 성장 파이프라인으로 다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임 부회장이 개발 방향 전환 구상과 사업 총괄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임성기 선대 회장 타계 이후 한미가 리더십 공백 우려를 겪던 시기에 임 부회장이 비만약 개발 전환을 결단하고 추진하면서 조직의 중심을 빠르게 잡았다”며 “에페글레나타이드 한 물질에 그치지 않고 비만·대사 질환 전반으로 R&D 축을 넓혀 H.O.P 프로젝트로 발전시킨 점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한미는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선두로 후속 비만 파이프라인까지 함께 키우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임 부회장을 창업주의 R&D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해 온 인물로 평가한다. 단순히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수준을 넘어, 후보물질 발굴부터 기술수출, 사업화, 생산,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실행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행보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사례와도 겹친다. 불닭 역시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김 부회장은 2010년 무렵 매운 닭요리를 먹는 소비자 경험에서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후 연구진이 닭 1200여 마리와 소스 2톤을 투입해 반복 실험을 거친 끝에 제품을 완성했다. 출시 초기에는 강한 매운맛을 둘러싼 우려도 있었지만, 해외 시장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삼양식품의 대표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업종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기존 회사의 핵심 자산을 새로운 성장 서사로 바꿔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부회장이 불닭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웠다면, 임 부회장은 한미의 축적된 R&D 역량을 비만 치료라는 유망 시장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전통 산업 안에서 새로운 성장 방향을 제시한 여성 리더십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주가 흐름도 이런 기대를 반영한다. 삼양식품은 불닭의 해외 판매 호조가 본격화한 2024년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미약품 역시 비만 신약 기대가 부각되면서 지난해 4월 저점 이후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비만 치료제 시장 확대와 함께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한 한미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신약개발을 하지 않는 제약회사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임성기 선대 회장의 철학이 한미의 방향을 정해왔다”며 “임 부회장은 이 같은 기조 위에서 신약개발 중심 경영과 혁신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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