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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가처분 일부 인용에 삼성전자 '초비상'…반도체 생산차질 우려


법원 “원료 보전은 유지·신규 생산은 중단”
바이오·반도체 공정 유사하게 적용할지 관건
삼성전자 “안전시설 정상 가동은 법적 의무”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리자 삼성전자도 초비상 분위기다. '일부' 외에 나머지는 쟁의행위 금지 대상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바이오 공정과 반도체 공정을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유사한 법리가 적용될 경우 삼성전자 역시 일부 인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판결에서 ‘원료 변질을 막기 위한 작업은 유지하되 새로운 제품 생산은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비슷한 법리가 적용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낸드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새 제품 생산 공정은 파업 기간 멈춰야"

법원은 23일 저녁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료 변질을 막기 위한 필수 유지 작업은 허용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은 파업 기간 중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와 단백질 원료를 활용하는 바이오의약품 공정 특성상 생산이 중단될 경우 원료와 제품을 전량 폐기해야 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피해 규모가 조(兆) 단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일부 인용에 그친 것이다.

판결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박재성 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부분 인용이며 제품화 공정 일부에 한해 작업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기 때문에 파업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22일 인천 연수구 송도에서 2000~2500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오는 5월1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 노동조합이 지난 22일 인천 연수구 송도 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전공정 24시간 가동 필수…30분 정전에 수백억 손실 나는 반도체

이번 결정은 생산과 보전 작업을 구분한 판단으로, 반도체 공정에도 동일 기준이 적용될지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번 가처분 신청에서 사내 안전보호시설 운영 방해와 생산시설 점거 등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행위가 사후 손해배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역시 삼바처럼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 차질이 즉각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웨이퍼는 공정 대기 시간 내 후속 공정을 거치지 못하면 변질돼 폐기될 가능성이 높고, 클린룸 환경 유지가 중단될 경우 설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정전 등으로 공정이 일시 중단될 경우 진행 중인 웨이퍼가 대량 폐기되고, 설비 재가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직접 손실과 추가 생산 차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업계에서는 첨단 반도체 공정이 장시간 중단될 경우 생산 차질과 고객사 납기 지연이 겹치면서 수조원에서 최대 수십조원 규모 손실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피해가 단순 손실을 넘어 “돌이킬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경기 평택에서 열린 노조 총궐기 집회를 앞두고도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은 법률상 의무”라며 관련 인력의 정상 근무를 요청했다.

회사는 유독성·가연성 가스와 화학물질을 다루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쟁의행위 중에도 안전보호시설은 반드시 정상 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체 직원 약 12만8000명 가운데 약 5% 수준의 최소 인력만을 대상으로 한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 4만명 모인 평택 총궐기대회

지난 23일 경기 평택 삼성로 일대에서는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등 3개 노조가 참여한 총궐기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경찰 추산 3만여명, 노조 추산 3만9000여명이 참석했다. 직원들은 연차와 반차, 집회 근태 등을 활용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회는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자리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산업에서 일하는 인력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그 누가 미래를 책임지겠냐"며 "파업이 실제 진행돼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추면 하루 1조 원, 총 30조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집회를 향후 총파업 수순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외신들도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동차, 스마트폰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반도체 공급 병목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타임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 시점과 맞물린 파업 리스크가 글로벌 AI 인프라와 한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투자와 주주가치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고, 니케이 아시아는 이번 분쟁이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시장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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