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난 17일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과 관계 기관 업무보고 이후 현장의 과학자들은 희망 대신 깊은 탄식을 내뱉고 있다. 대통령의 출연연 연구과제중심제도(PBS) 제도 폐지 의지는 관료들의 ‘행정 편의주의’에 가로막혀 있고, 연구 현장은 오히려 정책적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기노조)이 24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PBS 단계적 폐지, 출연연 행정통합, 기관장 인사 등을 두고 비판에 나섰다.
과기노조 측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를 통해 “출연연의 기형적 ‘전략연구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실질적 PBS 제도 폐지를 추진해야 한다”며 “자율성 훼손·중앙집중 통제 수단으로 변질된 ‘행정통합’ 또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공공기관과 관계기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8da4c7004e7fc.jpg)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금지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민주적 리더 선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우선 PBS 대신 도입된 전략연구사업에 대해 따졌다. 과기노조 측은 전략연구사업이 ‘기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실의 전략연구사업은 당초 취지와 달리 임무 중심보다는 5년 이내의 단기 성과 중심으로 편성되고 있어 기존 정부수탁 사업과 실질적 차별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전략연구사업 예산의 기반이 돼야 할 정부수탁 사업 예산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과기노조 측은 “국무총리실 산하로 일원화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달리 과학기술계는 다부처 구조 속에 각기 다른 R&D 예산으로 혼재돼 있다”며 “전략연구사업을 총괄하는 과기정통부 역시 실질적 편성·확보 능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처 간 이해관계 때문에 불가능한 통합과 조정을 이제는 대통령실이나 국무조정실 또는 하나의 부처에 연구개발(R&D) 예산을 통합해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각 부처의 R&D 예산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거다.
‘행정통합’을 두고서는 효율화가 아닌 중앙집중적 통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과기노조 측은 “출연연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반문한 뒤 “현재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연구지원의 질을 높이기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과기정통부가 출연연을 더 쉽게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 변질됐다”고 받아들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공공기관과 관계기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c1a27782f9c30.jpg)
오는 5월 초로 예정된 NST 이사회에서 현장의 충분한 숙의 과정도 없이 ‘행정통합 기본틀’과 ‘NST 직원 처우 개선’을 의결하려는 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자율성에 기반을 둔 연구 몰입 환경 조성과 거리가 먼 ‘통제 권력 강화’만을 위한 행정통합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과기노조 측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금지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민주적 리더 선출 체계를 확립하자”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갖춘 ‘유능한 리더’를 세우기 위해 현장 구성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선출 제도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대통령님, 국가과학기술의 경쟁력은 통제된 예산이 아니라 연구자의 창의성에서 시작된다”며 “관료들이 만들어 놓은 ‘행정의 장벽’을 허물고 연구자가 오직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게 진정한 과학기술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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