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황세웅·박지은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첫날인 5일 저녁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형님 저요' 참숯불구이집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면서 가게 상호에 담긴 의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황 CEO의 방한은 수개월 전부터 준비된 일정으로, 첫 만찬 장소도 고심 끝에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난 삼성동 '깐부치킨'이 큰 화제를 모았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깐부는 '정말 친한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세 사람이 격의 없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장면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만찬 장소로 선택된 '형님 저요' 역시 황 CEO 특유의 친화적 리더십을 보여주는 상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날 모임의 맏형은 황 CEO가 아니다.
황 CEO는 1963년 2월 17일생으로 올해 63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60년 12월 3일생으로 올해 65세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1967년생으로 59세다.
막내는 1978년생인 구광모 LG 회장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전세기를 통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해 시민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d74a4e9af4f38.jpg)
재계 안팎에서는 이날 삼겹살을 굽는 '집게 담당' 역할을 구 회장이 맡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관측도 나온다.
황 CEO는 이날 김포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시장과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며 "몇 가지 놀랄 만한 소식도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는 매우 큰 한 해였고 한국 시장도 매우 잘 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며 내년에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분야에 대해서는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칩 등 엄청난 양의 기술을 생산해야 한다"며 "블랙웰은 매우 잘 되고 있고 루빈은 이미 양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차세대 성장 분야로는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을 꼽았다.
황 CEO는 "한국은 AI 전문성과 로보틱스 전문성이 뛰어나고 세계적인 제조 강국"이라며 "우리가 개발하는 로보틱스 기술과 피지컬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재계에서는 이날 회동이 향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급망, 로보틱스, 피지컬 AI 분야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지난해 황 CEO와 만남을 가졌던 주요 그룹의 한 관계자는 "저녁 자리에서는 일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 게 그분(젠슨 황)의 스타일이라고 하더라"며 "이날 이후로 실무진 선에서 속도감 있게 일이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오늘은 편안하게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이고, 향후 더욱 구체적인 만남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황 CEO와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황 CEO와 세 차례나 만남을 가진 바 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통해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SK텔레콤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 LG CNS, LG이노텍, LG AI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AI와 로보틱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자체 초거대 AI와 데이터센터 역량을 바탕으로 엔비디아와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황 CEO가 이날 한국을 "AI와 로보틱스의 최적 국가"라고 평가한 만큼 관련 협력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 사람의 2차 장소로는 같은 건물 2층에 자리한 '금별맥주'가 거론된다.
이곳은 LG그룹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LG의 옛 사명인 '럭키금성'의 '금성'을 떠올리게 한다.
1차 삼겹살 회동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정의선 회장이 금별맥주 자리에는 합류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황 CEO와 총수들의 만찬은 이날 오후 7시께로 알려졌다.
만찬 장소 주변에는 오후 1시부터 취재진이 몰리며 붐비는 모습이다.
오전에는 주류 회사 관계자들도 가게를 찾아 네 사람이 함께 마실 '주종'(酒種)을 고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이들이 함께 마실 '소맥'은 테라와 참이슬의 조합인 '테슬라'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홍대 상권에 위치한 만큼 취재진뿐 아니라 황 CEO를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도 거리를 가득 메웠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오후 1시께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홍대 'T1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만나 팬 행사에 참석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도 T1을 연호하며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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