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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북페어’ 1만4000명 참여, 도시를 책으로 물들였다


국내외 출판사·서점·창작자 204팀 참여… 역대급 열기 뜨거워
군산회관 넘어 말랭이마을까지 확장… ‘책의 도시’ 가능성 확인

[아이뉴스24 임기택 기자] 8월의 마지막 주말, 전북 군산 원도심이 거대한 책방으로 변했다.

국내외 출판사와 서점, 작가와 창작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군산북페어 2026’이 이틀 동안 약 1만4000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막을 내렸다.

근대문화유산과 관광도시로 알려졌던 군산이 이제는 독립출판과 디자인, 만화와 진(Zine)을 매개로 한 ‘책의 도시’로 새로운 색깔을 입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산북페어 2026’이 이틀 동안 약 1만4000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막을 내렸다. [사진=군산시]

군산시는 지난 29~30일 군산회관과 말랭이마을 이야기마당 일원에서 열린 군산북페어에 국내외 204팀이 참여했으며, 이틀간 1만3930명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31일 밝혔다.

2024년 처음 시작된 군산북페어는 올해로 3회째다.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장터를 넘어 출판사와 서점, 창작자와 독자가 직접 만나 책과 출판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지역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확장된 출판, 펼쳐지는 상상(Expanded Publishing, Imagination Unfolded)’이었다.

종이책 중심의 전통적인 출판 개념에서 벗어나 글과 디자인, 독립출판, 진, 만화 등으로 출판의 영역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길을 끈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올해 처음 선보인 참여형 전시 ‘텍스트 뷔페’였다.

출판과 읽기·쓰기, 디자인, 인문·사회, 자연·생태 등 10개 분야에서 선정된 294편의 텍스트를 놓고 관람객이 원하는 글을 직접 고르고 조합하도록 했다.

정해진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식이 아니라, 마치 뷔페에서 음식을 고르듯 자신만의 읽기 목록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만의 독서 경험을 만든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작가와 독자가 얼굴을 맞대는 토크 프로그램에도 관람객들이 몰렸다.

소설가 김금희와 뮤지션 요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원작자로 알려진 박해천을 비롯해 작가와 출판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책을 매개로 창작자와 독자가 직접 질문과 답을 주고받으면서 일반적인 도서전과 차별화된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

군산의 출판문화를 전국 독자들에게 알리는 자리도 마련됐다.

‘군산빌리지’에는 군산지역 서점과 출판사들이 참여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책과 독서문화 활동을 소개했다.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던 독립출판 문화를 지역의 공간과 콘텐츠를 활용해 풀어냈다는 점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창작자들의 개성을 담은 ‘HELLO, ZINE’에서는 기존 상업출판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형태의 진을 만날 수 있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책 자체를 작품으로 바라보는 ‘더미북 전시’도 마련돼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가능성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줬다.

행사의 무대도 군산회관에 머물지 않았다.

원도심 말랭이마을 이야기마당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독립만화 마켓 ‘만화당’이 열렸다. 국내외 20개 팀이 참여해 독립만화와 관련 작품을 선보이면서 북페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말랭이마을까지 끌어들였다.

군산북페어가 3년 동안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책을 보기 위해 군산을 찾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동안 군산 관광은 근대문화유산과 시간여행마을, 원도심 관광 등에 집중돼 있었다. 여기에 독립출판과 디자인, 진, 만화 등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더해지면서 도시 관광의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

특히 북페어 행사장을 군산회관뿐 아니라 말랭이마을 등 원도심 공간과 연계하면서 책을 보러 온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군산의 골목과 지역 상권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8월의 군산에서 책을 만드는 사람과 책을 읽는 사람이 만나고, 지역 출판사와 서점이 전국의 독자들과 연결되는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지선 군산시 도서관관리과장은 “군산북페어는 단순한 도서 판매를 넘어 창작자와 독자, 지역과 출판문화가 함께 교류하고 연결되는 자리”라며 “행사를 빛내주신 출판인과 창작자, 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군산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통해 매년 책을 만나러 찾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전북=임기택 기자(limgt74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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