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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도 예외 없다⋯이기인, 취임 3일 만에 개혁신당 '전면 쇄신'


전·현직 지도부는 물론 당 핵심 인사 비례 공천 배제
"천하람 지역구 출마"⋯성남 등 경기 남부 전략 거점화
"나 또한 쇄신 대상"⋯사전 상의 없는 정면돌파 '주목'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번째 쇄신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번째 쇄신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사흘 만에 기존 지도부의 공천 원칙부터 현역 의원들의 출마 지역, 당 조직까지 아우르는 쇄신안을 내놨다. 당 지도급 인사들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직접 지지를 얻도록 하고 경기 남부를 차기 총선의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자신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한 천하람 원내대표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천 원내대표가 준비해온 전남 순천 대신 경기 남부에 출마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순천 조직위원장 신청까지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당 정상화와 쇄신을 맡아달라며 이 위원장을 세운 천 원내대표가 오히려 첫 쇄신 대상 가운데 한 명이 되면서 '이기인 비대위'가 내놓은 원칙을 실제 당 운영에 적용할 수 있을지가 첫 시험대로 떠올랐다.

"다시 태어나야"...공천·지역·조직 전면 손질

이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쇄신안을 발표하고 "우리 개혁신당은 대안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꺼낸 것은 기존 지도부의 비례대표 공천 배제다. 이 위원장은 이번 비대위를 포함한 역대 지도부와 주요 지도급 인사,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았던 인사들을 차기 총선 비례대표 공천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1~3기 지도부의 선출·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지난 총선 비례대표 후보 1~10번 등이 적용 대상이다. 대신 이들은 지역구에 출마하도록 하고 이를 공천 규정에 명문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비례대표 상위 순번은 과학기술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통로로 활용한다.

이 위원장은 "당을 이끌어온 사람부터 지역에서 지지를 얻고 당의 기반을 넓혀야 한다"며 "선거 때마다 비례대표 몇 석에 당의 운명을 거는 구조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같은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개혁신당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는다"며 차기 총선에서는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축은 당의 지역 기반을 다시 짜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화성과 수원·용인·성남·평택·오산을 잇는 경기 남부를 당의 전략 거점으로 확정하고 당의 인력과 조직,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첨단산업, 연구개발 인력이 밀집한 경기 남부에서 개혁신당이 강조해온 과학기술과 성장 정책을 지역 전략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남부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차기 총선까지 공동 공약과 선거 전략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번째 쇄신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천하람·이영주도 당 전략 따라 정치적 진로 맞춰야"

이 과정에서 당 소속 비례대표인 천 원내대표와 이주영 의원에게 직접 지역구 결단을 요구했다. 천 원내대표는 전남 순천 조직위원장 공모에 신청했고, 이 의원도 그동안 별도의 출마 지역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두 의원에게 경기 남부에서 지역 기반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당원들에게 헌신을 요구하려면 두 의원부터 당의 전략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맞춰나가야 한다"며 "어디에서 출마하고 언제부터 어떻게 지역 기반을 가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으로 당원들께 답해달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에게는 한발 더 나갔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가 구성되고 출범하면 천하람 원내대표의 순천 조직위원장 공모 신청을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와 이 의원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비대위에 부여된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다만 구체적인 조치는 비대위 구성이 완료된 뒤 밝히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이 천 원내대표와 경기 남부 출마 문제를 사전에 별도로 조율한 것도 아니다. 그는 쇄신안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경기 남부 출마는 오늘 처음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별도의 사전 상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하람 원내대표도 이 쇄신 방향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관계는 반대였다. 천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이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에 선임했다. 임기는 내년 7월 27일까지다. 그는 당시 이 위원장에 대해 당 내부 상황과 당무에 대한 파악이 돼 있어 별도의 준비 기간 없이 당 정상화와 쇄신에 착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천 원내대표는 또 이 위원장이 당의 중심과 방향성을 잡고 당을 쇄신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취임 후 이 위원장이 내놓은 첫 원칙은 자신을 선임한 원내대표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세 번째 쇄신 대상은 당 조직이다. 이 위원장은 대변인단과 사무처, 시도당과 전국 조직의 역할과 성과를 원점에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활동이 없는 보직은 없애고 성과에 따라 당직자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그는 "누구와 가까운지,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맡아 어떤 결과를 냈는지로 평가하겠다"며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교체하고 실력을 입증하면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번째 쇄신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당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 위원장, '지선 패배' 책임론에 "나 또한 쇄신 대상"

이 위원장의 파격 쇄신안이 얼마나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당 내에서는 이 위원장 역시 당 지도부였던 만큼 지난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개혁신당은 6·3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자작극'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당 이미지마저 곤두박질 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지방선거 패배 등에 대한 책임과 당 쇄신안이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들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천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를 거쳐 이기인 비대위가 출범했다.

이에 이 위원장 선임 직후부터 당내 반발이 제기됐다. 김철근 전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이 위원장 선임 발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책임자였던 천 권한대행에 이어 이기인 사무총장까지 비대위원장을 하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6·3 지방선거 당시 천 원내대표가 공천관리위원장, 이 위원장이 사무총장을 맡았다는 점을 들어 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당 쇄신을 주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기존 지도부와 선을 그으며 정면 돌파에 나선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쇄신안을 당과도 이 전 대표와도 사전에 일절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지도부에서 논의해온 쇄신 과제 가운데 필요한 부분은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저 또한 쇄신의 대상"이라며 "이준석 의원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변화의 책임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당의 공로도 이름의 무게도 저와의 친분도 예외를 만드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당을 바꾸라는 요구를 끝내 거부한다면 결국 바꿔야 할 것은 그 사람"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지도부부터 새로운 원칙을 적용하면서 개혁신당은 당분간 '이기인 비대위'가 제시한 새 운영 체제 수용 여부를 둘러싼 내부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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