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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절반이 미국…K건설 '수주지도' 바뀐다


1~8월 美 수주 73.8억달러·전체 절반…중동은 23.1억달러
제철·배터리·반도체 넘어 원전·SMR·태양광으로 외연 확대
2000억달러 대미투자 논의…현지 실적·파트너십 수주 변수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국내 건설사 해외사업 무게중심이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가운데 미국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반도체·배터리 등 제조시설에서 쌓은 시공경험을 발판삼아 원전·소형모듈원전(SMR)·태양광 등 에너지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한·미간 2000억달러 규모 전략투자 논의까지 진행되면서 현지 시공경험과 발주처·기술기업·협력업체 등과 구축한 사업기반이 향후 수주경쟁력을 가를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기업 해외건설 수주액은 147억7359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0.4% 감소했다. 그중 미국 수주는 73억8000만달러로 102.3% 증가해 전체 해외수주 절반(50.1%)을 차지했다.

반면 전통적인 해외건설 텃밭인 중동에선 같은 기간 23억1000만달러를 수주해 전년대비 70.2% 감소했다. 올해 수주액만 놓고 보면 미국이 중동의 3배를 웃돈다.

지난 2025년 2월 미국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단지에서 홀텍 크리스 싱 회장(왼쪽)과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오른쪽)가 확장 협력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지난 2025년 2월 미국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단지에서 홀텍 크리스 싱 회장(왼쪽)과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오른쪽)가 확장 협력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다만 미국이 중동을 대체하고 원전·SMR 중심으로 해외사업이 재편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올해 1~8월 산업설비·플랜트 수주는 107억7000만달러로 전체 73.1%를 차지했다. 대형 프로젝트 한두건이 전체 수주통계를 크게 움직이는 해외건설 산업특성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약 187억달러 규모 체코 원전사업이 수주실적에 반영됐고 올 상반기 미국 수주액 72억400만달러 가운데서도 삼성중공업 델핀 FLNG사업이 28억8100만달러를 차지했다. 특정 초대형사업에 따라 국가별 수주비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미국이 국내 건설사 핵심 해외시장으로 부상하는 흐름은 뚜렷하다. 특히 반도체·배터리·제철소 등 제조시설을 중심으로 확보한 시공경험이 원전·SMR·태양광 등 에너지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첨단 제조시설 시공경험을 토대로 SMR까지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신축공사 기본도급액은 12조8677억원, 상반기 말 계약잔액은 7344억원이다. 기본도급액은 누적된 총계약액으로 올해 신규수주액과는 구분된다.

삼성물산은 최근 미국 SMR 개발사 카이로스파워에 약 7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실증로 설계와 시공성 검토에 참여하기로 했다. 향후 미국 상용로 EPC(설계·조달·시공) 수행 우선권도 확보했다. 다만 현재는 투자·협력 단계로 상용 원전 EPC 본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대건설은 제조시설과 원전·재생에너지 사업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기본도급액은 5조3792억원으로 상반기 말 계약잔액은 5조3181억원이다.

원전분야에서도 사업기반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페르미 아메리카와 텍사스 대형원전 4기(AP1000·4GW) 기본설계(FEED) 계약을 맺었다. 기본설계 이후 EPC 계약체결을 위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원전기업 홀텍과는 미시간주 펠리세이즈 부지에서 SMR-300 2기를 건설하는 총 600MW 규모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텍사스에서는 350MW 규모 '루시(LUCY)' 태양광사업에도 참여중이다. 대형 원전부터 SMR·태양광까지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SK·LG 배터리공장 등을 통해 미국 제조시설 시공경험을 축적했다. 상반기 기준 SK배터리공장은 기본도급액 2조8492억원에 공정률 90%, LS전선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은 7531억원에 공정률 25%다.

DL이앤씨도 기존 산업설비 수행경험을 SMR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 골든트라이앵글 폴리머스 프로젝트(GTPP)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미국 엑스에너지와 약 1000만달러 규모 SMR 표준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5년 2월 미국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단지에서 홀텍 크리스 싱 회장(왼쪽)과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오른쪽)가 확장 협력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국내 건설사 미국 건설현장 이미지 [사진=Chatgpt]

건설업계가 미국시장을 주목하는 또 다른 배경은 한·미간 대미투자 합의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총 3500억달러 규모 합의 가운데 2000억달러는 에너지·반도체·핵심광물·인공지능(AI) 등을 대상으로 한 전략투자다. 합의에는 한국 벤더와 공급업체를 우선 선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략투자가 실제 프로젝트 발주로 이어진다면 미국에서 사업기반을 먼저 구축한 국내 건설사들이 추가 수주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제조시설뿐 아니라 원전과 SMR·재생에너지 등 대규모 설계·시공역량이 필요한 분야가 투자대상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액 자체가 건설사 수주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일감으로 연결되려면 사업 선정과 설계·시공 범위 확정, 수행사 선정과 계약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결국 수주통계만으로 미국이 중동을 대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이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건설사들이 제조시설에서 원전·SMR 등 에너지분야로 사업기반을 넓히는 흐름은 뚜렷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현지 시공 경험과 발주처·협력업체 네트워크가 중요한 시장"이라며 "대미투자가 실제 발주로 이어질 경우 이런 사업 기반을 갖춘 건설사들의 추가 수주 기회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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