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배달앱 수수료를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두고 배달라이더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외식점주가 부담하는 수수료를 낮추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료까지 상한을 둘 경우 사실상 '소득상한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는 이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법은 배달라이더 목소리를 듣고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중인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은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 등 11명이 지난해 발의했다.
법안은 배달플랫폼이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 상한을 정하고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도 최저·최고 한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기준을 위반하면 매출액 3%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최근 논의 과정에서는 배달비를 포함한 배달앱 관련 비용 총액을 주문금액 15%이내로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공개된 관련 법안에는 배달비와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을 합친 금액이 주문 매출액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라이더들은 배달료에 최저선을 두는 데는 공감하지만 최고 한도까지 법으로 묶는 방안에는 반대하고 있다.
배달플랫폼노조는 "배달라이더에게 배달비 단가는 곧 임금"이라며 "수수료가 줄어든 만큼 부담이 단가로 넘어오지 않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저선을 두는 데는 공감하지만 배달라이더가 받을 수 있는 배달료 상한까지 법으로 정하는 일은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배달료는 음식 주문금액보다 배달여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쟁점이다. 배달거리와 소요시간, 날씨, 주문량 등에 따라 단가가 달라진다. 폭설이나 폭우가 내리거나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는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평소보다 높은 단가가 책정되기도 한다.
현재 배달의민족 상생요금제 기준 중개이용료는 매출구간에 따라 2.0~7.8%, 업주부담 배달비는 건당 1900~3400원이다.
예를 들어 2만원짜리 주문에 배달비만 3300원이 들어가면 주문금액 16.5%에 해당한다. 매달 관련 비용총액을 주문금액 15% 안팎으로 제한하면 중개수수료를 낮추더라도 배달료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라이더 측 우려다.
특히 악천후나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적용되는 할증료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라이더가 실제 받는 배달료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 악천후나 피크시간, 장거리 주문 등에 할증이 붙으면 배달료가 6000~7000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수수료 규제에 따른 비용부담이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식업주가 내는 수수료를 낮추더라도 플랫폼이 라이더 배달료나 소비자 부담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태영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수수료 상한제 도입 시 시장 위축으로 라이더의 일자리와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며 "라이더, 소비자, 상점, 플랫폼 모두가 연결된 생태계에서 한 축의 부담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축의 생계와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플랫폼 규제가 라이더 소득에 미친 영향을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 시애틀은 2024년 앱 기반 노동자에게 일정수준 이상 보수를 보장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플랫폼업계는 제도시행 이후 주문이 줄면서 라이더 수입도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애틀시 노동기준국은 배달·업무건수가 늘고 대기시간을 포함한 평균 시급도 상승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같은 제도를 놓고 플랫폼과 당국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은 셈이다.
국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논의는 그동안 소상공인과 외식업계가 부담하는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라이더 단체까지 배달료 상한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입점업체와 플랫폼뿐 아니라 라이더 소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배달플랫폼노조는 수수료 상한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배달비 하한과 상한을 정하는 과정에서 실제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가 협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수수료 인하 부담이 라이더 단가 인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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