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식료품 소비세 감세에 필요한 재원을 적자국채에 의존하지 않고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연간 약 5조엔에 달하는 재원을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확보할지는 이번 연설에서도 제시하지 않았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일본 총리관저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제222회 임시국회 중의원 본회의 소신표명 연설에서 "필요한 정책과 개혁을 미루지 않고 '강한 경제'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의 실행과 성과를 설명하면서 시장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이어가면서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4월 시행을 목표로 하는 식료품 소비세 감세와 중·저소득층 지원금의 재원과 관련해선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특례공채에 의존하지 않고 확보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5일 현재 8%인 식료품 소비세율을 2027년 4월부터 2년간 1%로 낮추고, 중·저소득층에 소득에 연동한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대강을 각의 결정했다. 감세 등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약 5조엔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정부는 당시에도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소신표명 연설에서도 적자국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세부 항목별 조달 규모는 내놓지 않으면서 재원 마련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남게 됐다.
앞서 다카이치 정부는 재원 후보로 보조금과 조세특별조치 재검토, 세외수입 확대 등을 제시해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월에도 특별회계와 기금 등을 대상으로 추가 세입 확보 방안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세외수입은 외환자금특별회계와 독립행정법인 납부금 등을 포함해 약 9조엔 수준이다.
재정 운용에서는 국가와 지방의 채무잔액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안정적으로 낮춰가겠다는 기존 목표를 재확인했다. 경기와 물가, 세수, 금리, 이자 지급 비용,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연간 국채 발행액을 조절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경제·재정 정책을 '경세제민(經世濟民)'으로 규정하면서 국민의 실수령액 증가와 재정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확장 재정에 따른 일본 국채시장 불안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월에도 "강한 경제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실현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라며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해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장 정책도 재차 강조했다. 다카이치 정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 바이오, 에너지 등 17개 전략 분야의 62개 주요 제품·기술을 중심으로 '위기관리·성장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5년간의 투자 방향과 정책을 구체화한 '일본성장전략 실행계획'도 연내 마련할 방침이다.
외교 분야에서는 중국을 "중요한 이웃 국가"로 규정하면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대화를 진행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대한 일본의 지지도 재확인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식료품 소비세 감세 관련 법안이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7~9일 여야 대표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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