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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조선소 이어 美 군함 거점 노리는 한화⋯오스탈USA 본협상


오스탈, 한화디펜스USA 실사 기간 연장⋯한화, 정식 인수 제안서 낼 시간 확보
한화 "현재 실사 대부분 마무리⋯미 해군·해안경비대 사업 지원하겠다는 의지 확고"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 인수를 위한 상업적 협상에 들어갔다. 인수가 성사되면 필리조선소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 조선 거점을 확보하고 미 해군 함정과 핵추진잠수함 모듈 공급망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된다.

다만 한화보다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한 미국 투자사도 오스탈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최종 인수자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16일 호주증권거래소(ASX)에 따르면 오스탈은 14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에 부여한 실사 기간을 연장했다.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실사는 인수 전 회사의 재무 상태와 사업 현황을 따져보는 절차다. 이번 연장으로 한화는 남은 검토를 마무리하고 정식 인수 제안서를 낼 시간을 확보했다.

오스탈은 한화와 인수 가격과 거래 조건을 조율하는 상업적 협상도 시작했다. 거래가 회사에 미칠 세무적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있다.

오스탈은 지금까지 진행한 실사에서 확인된 주요 사안은 모두 해결됐으며, 중요도가 낮은 일부 자료만 추가로 검토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화가 처음 제시한 비구속적 인수 조건도 유지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실사는 대부분 완료했고 양측이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남은 확인 사항들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화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조선소와 현지 인력에 투자하고 오스탈USA가 현재 수행 중인 미 해군 및 해안경비대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12억달러 제시…美 투자사는 더 높은 가격

한화의 오스탈USA 인수 추진은 지난 8월 공식화됐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8월 11일 오스탈USA의 사업법인과 운영자산 100%를 인수하겠다는 비구속적 제안을 제출했다.

제시 금액은 현금·부채가 없는 기준 기업가치(EV) 10억5000만~12억달러다. 오스탈은 당시 한화의 제안을 추가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최란 기자]

이번 실사 연장과 상업적 협상 개시는 한화의 제안이 정식 인수 계약을 논의하는 단계로 진전됐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실사 연장이 한화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나 인수 확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투자사 와일드캣 인프라스트럭처가 한화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와일드캣은 지난달 오스탈USA의 기업가치로 12억5000만~13억5000만달러를 제안했다. 한화가 제시한 가격보다 하단은 2억달러, 상단은 1억5000만달러 높다.

와일드캣의 제안 역시 비구속적이며 실사 등 조건이 붙어 있다. 오스탈은 현재 와일드캣과도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최종 인수자는 가격뿐 아니라 거래 조건과 자금 조달 능력, 미국 방산사업의 연속성, 관계 당국의 승인 가능성 등을 종합해 결정될 전망이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실사 연장은 한화가 정식 인수 제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준 것으로 협상이 진전됐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오스탈이 경쟁자인 와일드캣과도 협의를 계속하고 있어 한화가 공식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필리는 상선·오스탈은 함정…美 조선 거점 이원화

오스탈USA 인수에 성공하면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이어 미국 내 조선 거점을 두 곳으로 늘리게 된다. 오스탈USA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조선소를 두고 미 해군 연안전투함과 원정고속수송함 등을 건조해 왔다.

한화는 2024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필리조선소는 상선을 중심으로 미국 정부가 발주한 훈련함 등도 건조하고 있다.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조선소를 두고 미 해군 연안전투함과 원정고속수송함, 미 해안경비대 함정 등을 건조해 왔다. 미 해군 함정 사업을 수행해 온 생산시설과 숙련 인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필리조선소와 사업 영역이 다르다.

한화가 두 조선소를 모두 확보하면 필리조선소는 상선과 정부 발주 선박, 오스탈USA는 해군·해안경비대 함정과 잠수함 모듈을 담당하는 이원화된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장 교수는 "인수가 성사되면 기존 사업 역량을 고려할 때 필리조선소는 상선과 정부 발주 선박 위주, 오스탈USA는 해군 및 해경 함정과 잠수함 모듈 중심으로 상호 보완하는 구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美 핵잠수함 모듈 공급망 진입…전체 건조 기술과는 별개

오스탈USA가 미국 핵추진잠수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오스탈USA는 미국 핵잠수함 건조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GDEB)와 협력해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과 컬럼비아급 전략핵잠수함에 들어가는 핵심 모듈을 제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휘통제시스템모듈(CCSM)과 전자장비 갑판모듈(EDM) 등을 생산·조립한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잠수함 모듈 생산시설 확충도 진행해 왔다.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가 오스탈USA를 인수하면 미국 핵추진잠수함의 일부 구조물과 장비를 생산하는 공급망에 참여할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향후 한미 조선·방산 협력이 확대될 경우 잠수함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접점도 넓어진다.

다만 이를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의 전체 건조 능력이나 원자로·추진체계 기술 확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스탈USA가 담당하는 것은 잠수함 완성품 건조가 아니라 일부 모듈의 제작과 조립이다. 핵추진 기술과 관련한 이전·활용에는 미국의 엄격한 수출통제와 보안 규정도 적용된다.

장 교수는 "오스탈USA는 버지니아급과 컬럼비아급 핵추진잠수함용 모듈을 제작하고 있어 인수는 해당 공급망에 참여하는 기반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핵추진잠수함 전체 건조나 원자로 기술 확보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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