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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의 톺아보기] 파리서 맞붙은 자율주행…유럽 규제가 변수


테슬라·중국 업체들, 도로 시승 진행…승인·데이터 보호 규제 주목

테슬라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2026 파리모터쇼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자율주행 경쟁이 유럽 시장에서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기존 유럽 업체들이 신차와 전동화 전략에 집중한 가운데 테슬라와 중국 샤오펑은 파리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체험하는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테슬라 사이버캡 전시와 TAD 시승 장면 [사진=정구민 국민대 교수]
테슬라 사이버캡 전시와 TAD 시승 장면 [사진=정구민 국민대 교수]

전시장에서 만난 주요 업체 관계자들은 유럽의 규제 방향을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가 다른 만큼 요구사항을 조율하는 범위와 시점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 'FSD' 대신 '보조 주행' 명칭 사용

테슬라는 유럽에서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해 기존 '완전자율주행(FSD)' 대신 '테슬라 보조 주행(TAD·Tesla Assisted Driving)'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운전자 책임 아래 작동하는 레벨2 주행보조 시스템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테슬라는 유럽연합(EU)에서 조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독일 측과의 협의를 마친 상태다. TAD로 명칭을 바꾼 것도 독일 교통 당국과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는 프랑스 측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프랑스에서 시승행사와 시범주행을 진행해 왔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도 그 연장선에서 시승행사를 열었다.

시승에서는 대체로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다만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교차로의 빨간 신호에서 차량이 멈추지 않아 운전자가 급제동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테슬라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규제가 많이 달라 조율 중이며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 프랑스에서 규제 관련 협의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샤오펑·리오토, 하드웨어 먼저 보급하고 승인 추진

테슬라 사이버캡 전시와 TAD 시승 장면 [사진=정구민 국민대 교수]
중국 리오토 Li6와 샤오펑 G9L 전시 [사진=정구민 국민대 교수]

중국 샤오펑은 초기부터 테슬라의 성장 전략을 참고해 왔다. 자율주행 프로세서와 AI 모델을 개발하고 로봇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프리미엄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리오토도 테슬라·샤오펑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프로세서와 AI 모델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샤오펑은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전시 전면에 내세우며 자율주행·로봇·플라잉카를 연결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주요 전시 차량에는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2.0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 'NGP(Next Generation Pilot)'를 장착했다.

샤오펑 시승도 대체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독일 벨트는 운전자 개입 사례를 보도했다. 불법 좌회전 차량이 진로를 막자 샤오펑 차량이 한동안 멈춰 섰다. 뒤따르던 차량이 경적을 울리자 운전자가 개입해 오른쪽으로 빠져나갔다는 내용이다.

샤오펑과 리오토 관계자들은 유럽 시장 진출에 공통된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갖춘 차량을 판매하고, 이후 현지 규제에 맞춰 기능 승인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파리모터쇼에 전시된 중국 차량들은 대부분 자율주행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두 회사는 2027년부터 프로세서와 센서를 갖춘 차량을 판매하고 유럽에서 자율주행 시험과 승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승인을 받으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테슬라가 앞서 활용한 방식과도 유사하다.

기능 승인과 데이터 보호…유럽 시장의 변수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 [사진=파리모터쇼 공동취재단]

전시장에서 만난 여러 업체 관계자들은 프랑스의 자율주행 규제 방향이 향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업체들이 차량을 판매한 뒤 시험과 승인을 거쳐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면 유럽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 유럽 업체들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상용화 정책과 별개로 개인정보 등 데이터 보호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차량이 수집하는 데이터와 처리 방식에 대한 규제는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출에 장벽이 될 수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유럽 AI법과 연계한 설명 가능한 AI의 발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테슬라와 중국 자율주행 업체들은 AI법 대응 등을 고려해 추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의 규제 방향과 함께 차량이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주목된다.

정구민 교수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사진=본인 제공]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네오엠텔 창업 멤버로 활동했으며, 이후 SK텔레콤에서 근무했다.

현대자동차 생산기술개발센터, LG전자 CTO부문,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네이버랩스 자문교수를 역임했다. 유비벨록스·휴맥스·현대오토에버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산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모빌리티학회 회장,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표준화협의체 운영위원장,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 한국ITS학회 부회장, 한국자동차공학회 자율주행전장부문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및제어부문회 이사, 서울대 AI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HMG경영연구원·현대케피코·업스테이지·오토노머스에이투지·마음AI 자문교수도 맡고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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