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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유자 8년 만에 최저·증여 급증⋯양도세 완화, 매물 늘어날까


4월 증여 2164건 몰려…송파·강남권서 집중
서울 토허 신청 8896건→3678건 '거래 둔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및 빌라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및 빌라 단지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집합건물을 여러 개 보유한 사람의 비중이 약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서울에서는 증여를 통한 소유권 이전이 급증했다. 다소유자 감소가 주택 매물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가족 간 자산 이전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다.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증여가 집중되고 이후 아파트 거래허가 신청도 크게 감소하면서 세금 부담이 다주택자의 처분 방식과 시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다시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도를 유도하려는 가운데 증여나 보유 대신 매매를 선택하는 다주택자가 얼마나 늘어날지가 정책 효과를 가를 전망이다.

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5.980으로 지난해 12월(16.381)보다 0.401포인트(p) 하락했다. 다소유지수가 15선을 기록한 것은 2018년 10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집합건물 2개를 보유한 소유명의인 지수도 같은 기간 11.307에서 11.057로 0.250p 낮아졌다.

다소유지수는 전체 집합건물 소유명의인 가운데 2개 이상을 가진 명의인의 비율이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뿐 아니라 오피스텔 등도 포함된다. 다소유자 비중은 2020년 8월 16.69를 정점으로 장기간 하락해 왔다. 이 같은 비중 감소는 주택 취득·보유·처분에 대한 규제 강화와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양도세 중과 앞두고 증여 집중…매매 아닌 자산 이전 확대

다소유자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매매가 아닌 증여를 통해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올해 1~9월 서울 집합건물의 증여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은 1만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83건)보다 7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준 증여 신청이 1만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증여가 늘어난 배경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에 따른 세금 부담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5월 9일 약 4년간 이어온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를 가산하는 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중과 대상 주택은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지 못해 매도 시 세 부담이 커진다.

세제 변화에 따른 움직임은 증여 시점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4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 신청은 2164건으로 급증했다. 중과 재개 직전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증여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5월에도 1498건이 접수돼 지난해 월평균 600~700건을 크게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 증여가 활발했다. 올해 1~9월 송파구가 8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802건, 서초구 650건 순이었다. 광진구도 지난해 같은 기간 192건에서 471건으로, 용산구는 196건에서 421건으로 늘었다. 증여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74.3%를 차지했고 증여받은 사람은 30~40대가 53.3%로 절반을 넘어서며 세대 간 자산 이전 흐름도 뚜렷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및 빌라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증여는 가족 내부에서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이어서 부동산을 여러 개 보유한 사람의 수를 줄일 수 있지만 해당 물건이 일반 매매시장에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주택 두 채를 가진 부모가 무주택 자녀에게 한 채를 증여하면 다소유자는 줄어들어도 일반 매수자가 살 수 있는 매물이 새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다소유자 비중 감소와 실제 매물 확대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거래 둔화…한시적 세율 완화 효과 주목

매매시장에서도 양도세 중과 재개 전후로 거래 움직임이 달라졌다. 서울시가 공개한 9월 말 기준 재집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은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4월 8896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5월 6011건으로 감소했다. 9월에는 3678건으로 4월의 41.3% 수준에 머물렀다. 중과 재개 전 집중됐던 거래 신청이 이후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매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2027~2028년 조정대상지역 내 2년 이상 보유 주택의 양도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내년에는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기본세율에 각각 5%p와 10%p를 가산하고 2028년에는 각각 10%p와 15%p로 높인 뒤 2029년부터 기존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관련 내용은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가 지난 5월 양도세 중과를 재개한 지 약 3개월 만에 다시 완화 방안을 내놨다는 점이다. 중과 재개를 앞두고 증여와 거래 신청이 집중됐고 이후 거래 신청이 감소한 흐름은 세금 부담과 매도 시점이 주택 처분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중과세율을 유지하면서도 일정 기간 매도 부담을 낮추려는 것은 다주택자에게 주택 처분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관건은 세 부담 완화가 실제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다소유자 비중이 감소하고 증여를 통한 소유권 이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주택 소유 구조가 바뀌더라도 매매시장의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 두 달여가 지난 만큼 앞으로 다주택자들이 증여나 보유 대신 매도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나타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세제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적용 시점도 아직 변수로 남아 있다. 향후 매매와 증여에 따른 소유권 이전 비중, 실제 매물 및 거래량의 변화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보유 부담을 견디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상당수 주택을 처분한 만큼 추가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할 유인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더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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