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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새벽 귀국 후 父 추모…이건희 신경영 정신 재조명[종합]


UAE 출장 마치고 귀국 약 2시간 만에 수원 선영 찾아
1987년 회장 취임한 이건희…신경영·반도체 투자로 삼성 변화 이끌어
이재용 취임 4주년 앞두고 사장단과 오찬…28일 추모 음악회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23일 오전 8시38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태운 차량이 경기 수원 선영으로 들어섰다.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한 지 약 2시간 만이었다. 이 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묘소를 찾아 절을 올리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선대회장의 기일은 오는 25일이다. 삼성은 이틀 앞서 추도식을 열었다. 이 회장에 이어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선영을 찾았다. 이 선대회장이 별세한 지 6년, 이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 지 4년을 앞둔 시점에 유족과 경영진이 고인을 기렸다.

오전 6시30분 귀국…약 2시간 뒤 부친 묘소에

이 회장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뒤 곧바로 수원 선영으로 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탑승한 차량이 선영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

선영에 도착한 이 회장은 묘소 앞에서 두 차례 절을 올리고 묵례했다. 술잔을 받아 묘소를 돌며 술을 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약 15분간 추모한 이 회장의 차량은 오전 8시53분께 선영을 빠져나갔다.

오전 9시37분께는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태운 차량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차량 5대가 차례로 선영에 진입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등 경영진이 참배했다.

사장단은 약 30분간 머문 뒤 오전 10시7분께부터 선영을 떠났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이후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고인을 기렸다.

이번 추도식은 이 회장의 회장 취임 4주년을 나흘 앞두고 열렸다. 삼성전자는 2022년 10월27일 이사회를 열어 당시 부회장이던 이 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 회장은 별도 취임식이나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며 회장 업무를 시작했다.

1987년 회장 취임…6년5개월 와병 끝에 별세

이 선대회장은 1987년 11월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별세한 뒤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같은 해 12월1일 삼성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했고, 2014년 병상에 눕기 전까지 약 27년간 삼성의 경영을 이끌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사진=아이뉴스24 DB]

이 기간 내내 회장직을 유지한 것은 아니다.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2014년 5월10일 밤에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인근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이튿날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갔다.

이 선대회장은 끝내 경영 현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6년5개월여간의 와병 끝에 2020년 10월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부친이 병석에 있는 동안 삼성의 경영을 이끌어온 이재용 회장은 별세 2년 뒤 회장직에 올랐다.

'양보다 질' 신경영…반도체·휴대전화 성장 기반 닦아

이날 추모식 후 식사 자리에서는 이 선대회장이 남긴 신경영정신이 다시금 회자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선대회장은 삼성을 세계적인 전자기업으로 키운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반도체에 대한 선행투자와 품질 중심 경영, 인재 육성이 대표적인 경영 유산이다.

반도체와의 인연은 회장 취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4년 자금난을 겪던 한국반도체의 지분을 사재로 인수하며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1983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해 그해 64K D램을 개발했다.

이 선대회장 취임 이후에는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서 나아가 시장을 선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삼성은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했고, 1993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삼성 임원진들에게 '신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선언한 '신경영'은 삼성의 경영 기준을 바꾼 계기였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변화를 주문하며 많이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품질에 대한 요구는 생산 현장으로 이어졌다. 1995년에는 불량 휴대전화 등 약 500억원어치 제품을 폐기한 이른바 '애니콜 화형식'이 열렸다. 판매한 제품까지 회수해 없애며 불량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는 이후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인재 육성에도 투자했다. 1990년 도입한 지역전문가 제도는 임직원이 해외에 머물며 현지 언어와 문화, 시장을 익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해외 사업을 이끌 인력을 미리 키우겠다는 취지였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제조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현재에도 기술 투자와 인재 확보는 삼성의 핵심 과제다. 이 선대회장이 강조했던 미래 준비를 새로운 산업 환경에서 어떻게 이어갈지가 이재용 회장 체제에 남아 있다.

미술품 기증으로 이어진 유산…28일 추모 음악회

고인의 유산은 문화예술 분야로도 이어졌다. 유족들은 2021년 이 선대회장이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약 2만3000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유족들이 기증한 백자 청화 산수무늬 병.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기증품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전시와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순회전에 이어 해외 전시도 추진되며 한국 문화예술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삼성은 오는 28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이 선대회장의 6주기 추모 음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선영 참배에 이어 음악으로 고인을 기리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암 이병철(오른쪽 네 번째) 삼성 창업회장과 이건희(오른쪽 여섯 번째) 선대회장이 지난 1983년 경기 용인시 기흥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수원=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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