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조정훈 기자] 프로야구의 인기가 뜨겁다. 관중 1000만 시대를 넘어 야구장은 세대를 아우르는 여가 공간이자 지역의 활력을 상징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먹거리를 즐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푼다. 그러나 관중석을 가득 채운 열기만큼 야구장에 쌓이는 쓰레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야구의 흥행을 마냥 반길 수 만은 없는 이유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 기간 진선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의 일반폐기물 배출량은 2931.70톤으로 전년(2357.87톤) 대비 24.3% 증가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54.6%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 시즌 관중 증가율은 13.1%였다. 관중이 늘어난 것보다 쓰레기가 더 빠르게 증가한 셈이다. 관중 1인 당 일반 폐기물 배출량도 약 217g에서 238g으로 9.9% 늘었다.
특히 잠실야구장의 변화는 눈여겨볼 만하다. 2023년 214.44톤이던 일반폐기물 배출량은 지난해 497.94톤으로 132.2% 급증했다. 관중 증가율이 36.9%인 데 비해 1인당 배출량은 69.7%나 늘었다.
대구와 부산 등 다른 구장에서도 폐기물 증가세가 이어졌다. 야구장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일회용 컵과 음식 용기, 포장재 등 경기장 안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쓰레기는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다. 관중이 떠난 뒤에도 청소 인력은 관중석과 통로에 남은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폐기물 처리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해당 자료가 제출된 전국 8개 구장의 최근 3년간 처리·청소비는 약 119억원에 달했다.
야구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에 따른 환경적·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흥행의 성과를 관중 수와 입장 수입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물론 변화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회용기를 운영하는 구장은 2023년 1곳에서 지난해 6곳으로 늘었고 올해 창원NC파크까지 도입하면서 7곳으로 확대됐다. 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기를 회수·세척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을 야구장의 폐기물 감축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본 것이다.
다만 제도 도입 자체가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회용기를 도입한 구장이 늘어나는 동안에도 전체 폐기물 배출량은 증가했다. 실제로 쓰레기를 얼마나 줄였는지, 회수·재 사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를 관중의 시민 의식에만 맡겨서도 안 된다. 관중에게 분리 배출을 당부하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구단은 매점과 식음료 입점업체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기를 편리하게 반납할 수 있는 동선과 회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관중들 역시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분리배출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구단과 관중, 입점업체가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정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개선책 마련·추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구장 별 폐기물 발생량과 관중 1인당 배출량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구단별 감축 목표와 이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다회용기 도입 여부를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감축 실적을 평가해 정책과 운영 개선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폐기물 발생량이 유독 많은 구장에는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계획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성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야 보여주기식 정책도 막을 수 있다.
프로야구 인기는 한국 스포츠의 소중한 자산이다. 관중이 늘고 야구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흥행의 그늘에 환경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쌓인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기장을 찾는 즐거움이 쓰레기를 남기는 부담으로 이어져서도 안 될 것이다. 야구의 진정한 흥행은 관중석을 얼마나 채웠느냐 뿐 아니라 경기가 끝난 뒤 얼마나 깨끗한 경기장을 남겼느냐로도 평가 받아야 한다. 야구 인기를 쓰레기 증가로 증명할 것이 아니라 환경을 지키는 성숙한 관람 문화로 이어가야 한다.
/조정훈 기자(jjhji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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