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내년 1월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를 2029년으로 2년 미룬다. 가상자산 손실을 3년간 이월해 공제하는 제도도 새로 도입한다. 2020년 과세 근거가 마련된 뒤 네 번째 유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내년으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여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그간 과세 시행이 세 차례 미뤄진 데 이어 한 번 더 과세 유예를 말씀드리게 된 점을 무겁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는 유예 사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해외에 비해 국내 시장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디지털자산법 제정에 따른 변화 반영, 그리고 미국과의 가상자산 과세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시행된다는 점이다.
손실 이월공제는 유예와 함께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추진한다.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이어서 원칙적으로 이월공제가 인정되지 않는다. 정부는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과 일본의 제도 전환 사례를 고려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손실 이월공제 제도를 계속 유지하되 이월 기간을 3년으로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029년에 생긴 손실은 2032년 이익까지 공제할 수 있다. 공제 순서는 연 250만원 기본공제를 먼저 빼고, 남은 소득에서 이월 손실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손실은 다음 해부터 차례로 공제되며, 투자자가 공제 연도를 고를 수는 없다.
과세 시행 전 보유분의 의제취득가액 기준일은 2028년 12월 31일 시가로 바뀐다. 그보다 비싸게 산 투자자는 실제 취득가액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과세 시행 전에 이미 팔아서 확정된 손실은 이월공제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전문가와 업계,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 과세 민관합동 워킹그룹'을 구성한다. 워킹그룹은 내년 상반기까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2027년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채굴·스테이킹·에어드롭 등 거래 유형별 세부 과세기준은 2028년 상반기에 발표한다.
조 실장은 세법에 '대여'의 정의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워킹그룹에서 논의해 규정을 엄밀하게 보완하겠다고 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에 쓰면 교환, 곧 양도로 보아 과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과세와 해외 거래소 무기한 선물 과세는 디지털자산법 제정과 금융위원회 판단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향후 2년의 준비기간을 활용해 2029년에는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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