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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심 최후진술서 "친위쿠데타 아냐…내란죄 될 수 없다"


26쪽 최후진술서 통해 국회의원 체포·끌어내기 지시 전면 부인
"국회 질서유지·선관위 보안점검 목적…친위쿠데타 준비 없었다"
비화폰 통화기록·CCTV 근거로 1심 증거 판단 집중 반박
특검 사형 구형에 "법과 원칙 따라 거짓 증거 배척해달라"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국회의 정치적 통제를 수용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행사가 내란죄가 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국회의원 체포나 계엄 해제 의결 방해를 지시한 적이 없고 장기집권을 위한 '친위쿠데타'도 아니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2024.12.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2024.12.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은 5일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미리 준비한 26쪽 분량의 최후진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 "헌정 붕괴와 국정 마비로 나라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주권자에게 알리고 각성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야당의 잇단 탄핵 추진과 예산 삭감 등을 거론하면서 "저들은 헌법상 권한을 남용해왔지만 저는 헌법의 틀 안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을 떠올렸다"고 했다.

국회에 병력을 보낸 목적은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질서 유지와 안전사고 예방이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할 것을 예상했으며 "대통령은 헌법상 권한으로 선포하고 국회는 국회 권한으로 해제 요구를 하라는 뜻이었다. 서로 당당하게 헌법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의 진술도 부인했다. 그는 당시 경찰이 국회의원과 직원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오히려 이를 칭찬했다며 "들여보낸다는 보고를 받고 칭찬과 격려까지 해 놓고 바로 게이트에서 의원들을 다 체포하라고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항소심에서 확인된 비화폰 통화내역을 근거로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이 부하들에게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시각은 12월4일 0시24분이지만 자신과 곽 전 사령관의 통화는 0시31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의 특전사 요원,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대통령의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로 둔갑시킨 것"이라며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보낸 목적도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하거나 선관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2023년 국가정보원의 선관위 보안점검 결과를 토대로 전산시스템의 해킹 취약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선관위 서버의 보안 상태 점검으로 부정선거 수사를 할 수 없다"며 "해킹 취약성 점검과 부정선거 수사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특검이 주장하는 장기집권 목적의 친위쿠데타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장기독재를 구축하기 위한 개헌을 목표로 언론 장악, 정치 규제와 정당 해산, 헌법 정지와 국회 해산 등 그 어느 것도 전혀 기획되거나 준비된 것이 없음은 명백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장기독재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대통령의 친위쿠데타가 아니면 국헌문란도 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1심이 '상당 기간 국회를 무력화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한 데 대해서도 실제 발생하지 않은 국회 봉쇄를 전제로 국헌문란 목적을 인정한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군경이 시민이나 국회의원과 공무원을 상대로 억압과 폭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고 그런 일을 지시한 바도 없다"며 "한마디로 국회의 정치적 통제를 수용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행사가 내란죄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후진술 말미에는 현 정치권의 사법부 비판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논의도 거론했다. 그는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사를 처벌하고 사법부 수장을 모욕주고 탄핵하겠다고 한다"며 "오랜 세월 축적돼 온 현대 문명국가의 사법시스템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리상 말도 안 되는 주장, 진실일 수 없는 거짓 증거들을 배척하시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준비한 최후진술서에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표현은 담기지 않았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도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를 무력화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해 권력을 장기간 독점하려 했다며 1심의 무기징역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과 경찰을 투입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막으려 한 데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된다며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과 특검 모두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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