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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아이] 트럼프·네타냐후 동시 위기⋯이란 전쟁 판도 바뀌나


美 민주당, 이란 전쟁 책임·트럼프 일가 중동 사업 조사 예고
이스라엘 야권 67명 결집⋯네타냐후 퇴진·정권 교체 기로
트럼프는 협상, 네타냐후는 추가 공습 요구⋯美 군사원조 중단도 변수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이란 전쟁을 주도한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부가 나란히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미국 민주당은 전쟁 책임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야권이 결집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커졌다.

8개월 넘게 이어진 이란 전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미국은 협상에 무게를 두는 반면 이스라엘은 추가 공습을 요구하고 있어 종전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전쟁 책임 묻는 민주당⋯트럼프 측근도 겨냥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이후 이란 전쟁의 적법성과 전쟁 비용, 민간인 피해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우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은 의회 승인 없이 시작된 전쟁과 군사작전 과정 등을 문제 삼고 있다. 공화당 일부 의원도 헤그세스 장관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조사는 트럼프 일가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들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중동 사업 거래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들 사업이 미국의 중동 정책에 영향을 미쳤는지가 쟁점이다. 백악관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조사 대상인 헤그세스 장관이 이란 추가 공습을 주장하는 핵심 인사라는 점이다.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협상을, 헤그세스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군사작전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추가 공습을 주장하는 헤그세스 장관이 전쟁 책임론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개전 당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했지만 전쟁은 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조사가 본격화하면 추가 공습 필요성뿐 아니라 개전 결정 타당성까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물러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이란 공격을 최종 결정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조사권과 예산권을 통해 추가 군사행동을 견제할 방침이다. 다만 군사작전 지휘권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다. 의회가 전쟁 책임을 추궁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공격을 막기는 쉽지 않다.

아랍계 정당 야권 지지⋯네타냐후 퇴진 위기

이스라엘에서도 정권 교체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지난달 27일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 진영은 전체 120석 중 5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야권도 48석으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아랍계 정당들이 가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총선 출구조사 발표 행사에서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11석을 확보한 아랍계 정당 연합 조인트리스트는 이날 가디 야권 주자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를 차기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8석을 얻은 아랍계 정당 라암도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아이젠코트 대표는 의원 67명의 추천을 확보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추천한 의원은 46명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오랜 우군도 등 돌렸다.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총리 후보 추천을 보류했다. 유대교 종교학교 학생의 병역 면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차기 정부 구성권을 먼저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오는 8일 정부 구성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이젠코트 대표가 정부 구성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추천 의원 67명 가운데 19명은 아랍계 정당 소속이다. 아이젠코트 대표와 일부 야권 정당은 이들의 연정 참여를 반대하고 있다.

대안은 초정통파 정당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 경우 병역 면제 문제에서 양보해야 하는데, 네타냐후 퇴진을 위해 손잡은 야권이 정작 정부 구성 과정에서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묶인 셈이다. 아이젠코트 진영은 병역 의무 확대를 주장해 왔다.

종전·확전 갈림길⋯美 군사원조 중단도 변수

더 큰 변수는 이란 전쟁에 대한 양국 입장 차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추가 공습을 요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군사행동에 나서기보다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스라엘 정권이 바뀌면 군사작전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정권 전복까지 주장해 왔지만 아이젠코트 대표는 핵·군사 능력 제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이젠코트 대표 역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군사력 사용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정권 교체가 대이란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뜻하지는 않는 것이다.

미국의 이스라엘 군사원조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연간 약 38억달러 규모의 군사원조를 올해 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지원 협정은 2028년까지 유효해 실제 중단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원 중단이 현실화하면 이스라엘 추가 군사작전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군사원조 중단이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을 막을지도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 약정액을 웃도는 규모의 무기를 이미 주문했다. 2028년 이후 지급할 무기 대금만 약 10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도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에 따르면 연간 군사원조 38억달러 중 33억달러는 미국산 무기 구매에 쓰인다. 원조를 중단하면 미국 방산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가 미국에도 부담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가 오히려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압둘아지즈 사게르 걸프연구센터(GRC) 회장은 로이터통신에 "이란이 저항을 계속하며 승리를 주장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 확실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추가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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