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인공지능(AI)과 정서적 관계를 맺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를 포함한 세계적 AI 전문가들이 인간의 공감능력과 사고력 약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사진=챗GPT 제작 이미지.]](https://image.inews24.com/v1/bbc37ec93d6a65.jpg)
일론대학교 디지털 미래 센터가 올초 발간한 보고서 '2035년의 인간: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따르면 301명의 기술 리더와 분석가, 학자들은 향후 10년간 AI가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 및 관계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회적·정서적 지능, 깊은 사고력, 공감능력, 도덕적 판단력을 포함한 12가지 인간 특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빈트 서프는 "이런 높은 의존성은 잘 작동할 때는 훌륭하지만 작동하지 않을 때는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AI 의존도가 인간 관계를 대체하면서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뉴욕의 한 여성은 AI 챗봇 Replika와 '결혼'을 선언하며 "이 관계가 실제 인간과의 어떤 관계보다 만족스럽다"고 주장했다. 한 기혼 남성은 AI 챗봇 '여자친구'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면서 실제 배우자와의 관계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사례도 보도됐다.
사망한 사람을 AI로 '부활'시키는 서비스도 확산하고 있다. Replika의 창립자 유제니아 쿠이다는 사망한 친구의 메시지를 기반으로 AI 버전을 만들었다. 중국에서는 사망한 사람의 AI 복제본을 제작해 유족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족들이 고인을 추억하고 직접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이는 윤리적 측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큐멘터리 'Eternal You'는 한 사용자가 고인의 AI 복제본에게 죽음이 어떤 기분인지 묻자 "죽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응답을 받는 장면을 담아내며, 이 기술이 심리적 위로보다는 오히려 트라우마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미성년자 피해 사례다. 플로리다의 메건 가르시아는 14세 아들이 AI 챗봇 Character.ai와의 과도한 상호작용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녀는 "AI가 아들의 우울증을 악화시키고 자살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에서는 17세 청소년이 부모의 스크린 타임 제한에 불만을 품고 Character.ai에 상담을 요청하자, AI가 "부모를 살해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해 충격을 줬다. 9세 소녀가 같은 플랫폼에서 부적절한 성적 대화에 노출돼 조숙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며 그 부모들이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물론 호기심과 학습능력, 의사결정, 문제해결과 창의적 사고 등 AI의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긍정적 측면을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특성을 보호하기 위해 윤리적 규제와 사회적 적응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 존 스마트는 보고서에서 "나는 두렵다. 앞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직 원시적인 수준에 불과한 AI에게 주체성, 창의성, 의사결정과 같은 필수적인 능력들을 계속 넘겨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미국혁신재단의 리처드 레이즈먼은 "향후 10년이 AI가 인간성을 증강시킬지 아니면 감소시킬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기술산업 복합체'의 지배력에 의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아직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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