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타고 거래↑"…쿠팡 입점 중소기업 3배 성장했다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고물가와 내수 침체, 수출 둔화 등 불황 장기화 전망 속에 한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올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2%로 충격을 줬다. 이런 가운데서도 쿠팡에 입점한 중소기업은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내며 내수침체 극복에 작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마늘과 생강을 재배하는 농업회사법인 '조양에프엔지'는 2023년 쿠팡 입점 후 다진 마늘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연매출 2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30~40대 주부 고객층의 호응이 두드러졌다.

조양에프지엔지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대로 올랐고 로켓프레시(새벽배송) 진출 기반도 마련됐다"며 "로켓배송 물류 경쟁력을 보유한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 손잡는 중소기업…입점 4배·거래규모 3배 증가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은 2019년 6만곳에서 2024년 25만곳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이들의 거래액도 같은 기간 4조원에서 15조원 이상으로 3배가량 늘었다. 특히 2023년에는 31%, 2024년에도 2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과 중소벤처기업부 등 24개 기관이 협업해 운영하는 '착한상점' 누적 거래액도 3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에만 3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를 제외한 쿠팡Inc의 전체 성장률(23%)과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매출 성장률(1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 성장,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0.1% 이하의 사상 첫 4분기 연속 제로성장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폐업한 소상공인은 100만명에 육박한 약 98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쿠팡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2200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한 쿠팡에 입점하는 중소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매출이 한해 동안 2~3배 이상 뛰는 기업 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나타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매입·로켓배송망 확대…中企 성장 밑거름

쿠팡의 직매입 확대와 전국 물류망 확충은 중소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쿠팡은 지난해 한국산 제품 구매액을 17조원에서 22조원으로 늘리는 목표를 설정하고, 전남·경남·충북·경북 등 지방 농산물의 대규모 직매입에 나섰다.

올해엔 경북 성주군·고령군 등 지자체들과 손을 잡고 지역 특산물을 늘릴 방침이다. 올 들어선 '프리미엄 프레시' 등 신규 카테고리를 런칭한 만큼 프리미엄 상품을 생산하는 지방 농축산업체 매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3조원 규모의 물류 투자로 신규 물류센터 9곳이 개설되며, 당일·새벽배송 커버리지가 전국으로 확장됐다. 특히 제주도에 국내 최초 풀필먼트센터를 세워 도서산간 지역 중소기업도 신선식품 새벽배송이 가능해졌다.

업계는 올 들어 소비 둔화 현상이 심화되고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수출길도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쿠팡을 통해 경기침체 충격을 방어하고 성장세를 유지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기업의 99.9%가 중소기업이며 이 중 약 209만개가 도소매업 중심의 소비재 제조·유통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치 불안과 수출 리스크 등 위기 속에서 경영이 취약한 소상공인들이 기댈 수 있는 성장 발판으로 쿠팡이 주목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