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에 관한 재판에서 카카오 변호인단은 증인의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를 부인했다. 건강상 문제로 CA협의체 의장에서 물러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2주 연속 법정에 불출석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9일 오전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29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6e820d50ab0c8.jpg)
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향후 재판 진행과 관련해 카카오 측 변호인은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건강상 문제로 (김 센터장의) 출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당분간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그룹의 비전 수립과 미래 전략을 그려가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 의장에서 물러났고 그가 위원장을 맡았던 경영쇄신위원회도 활동을 마무리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2023년 2월 28일 장내매수를 통해 SM 주식 4.9%를 확보한 바 있다. 카카오 변호인단은 지분 경쟁 상황에서 공개매수 기간 중의 장내매수는 정상적인 경영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당시의 매매양태를 분석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올리고 고정하려는 움직임은 없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임 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재무관리실장은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 주식 매수 관련 업무를 맡았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앞서 2023년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조 단위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임 실장은 "SM 주식 매수에 투자금을 활용하는 부분과 관련해 500억원 미만은 투자자로부터 별도의 검토를 거치지 않아도 쓸 수 있다고 해 (SM 주식 매수에) 490억원을 투입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SM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해야 한다거나 SM 주가를 12만원 이상으로 상승·유지 시켜야 한다는 말을 한 적 있는지 물은 카카오 측 변호인의 질의에 임 실장은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2023년 2월 28일 당시 SM 주식 매수와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시간대가 나눠진 배경 등을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 임 실장은 "관련 서류 문제 등으로 계좌를 개설하는데 절차가 조금 늦어졌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보안 문제도 있었고 카카오가 SM 주식을 매수한다는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 하이브와의 경쟁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SM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 그로 인해 (회사가) 더 비싼 가격에 (SM 주식을) 매수하게 되면 확보할 물량(주식)이 줄어드는 점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을 (업무를 위탁 받은) 증권사 직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측 변호인은 "당일 증권사 직원의 매매 양태를 종합해 보면 저가 매수와 직전가 매수 주문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3%로 계산된다"며 "(SM) 주가와 근접한 매수 주문이 대부분으로, (SM 주식)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져도 '시세대로 사라'(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는 증인(임 실장)의 요청을 따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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