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대통령실 세종 이전 주장이 나오며 세종시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주택 가격 약세 장기화 속 바닥이라는 인식까지 겹치며 거래가 늘어나고 있으나 대통령실 이전 효과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7월 세종시 세종동 금강보행교에서 바라본 세종 아파트 전경.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d1227fe2cdea6.jpg)
9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673건으로 지난 2월 375건 대비 약 79.47% 상승했다. 지난 2020년 12월 1157건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이다.
주택 거래 증가는 봄 이사철을 맞아 주택 매수가 늘었고 2020년 주택 시장 호황기 이후 수 년째 가격이 하락하면서 집값 바닥으로 인식한 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1월 첫 주 68.58이던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5년이 지난 올해 3월 5주(3월 31일 기준) 70.70을 기록했다. 5년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이 2.12% 상승에 그친 셈이다. 전국 매매가격지수가 같은 기간 87.60에서 93.20으로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가격 상승률이 낮았다.
단지 중에서는 집값이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단지도 속출했다. 세종시 소담동 '새샘8단지힐스테이트세종리버파크'는 지난달 27일 전용 98㎡가 7억4000만원(17층)에 거래돼 2021년 2월 최고가(14억9500만원) 대비 약 50% 하락했다. 고운동 '가락22단지중흥S클래스에듀힐스'도 지난 3일 전용 85㎡가 4억28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거래된 최고가 8억3000만원 대비 집값이 약 48% 떨어졌다.
이와 함께 업계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에 따른 기대감이 주택 거래량으로 나타났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만큼 다음 정권은 용산을 떠나 세종으로 집무실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세종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말 김동연 경기도지는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면서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을 언급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청와대, 여의도 국회를 합친 명품 집무실을 구축해 세종시를 국민통합의 장으로 만들자"며 세종시 대통령실 이전을 주장했다.
대통령실 세종 이전의 현실화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세종시 주택 시장은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지난 수년간 주택 가격이 곤두박질친 후 대통령실 이전과 같은 호재를 놓치기 어려운 때문이다.
![2022년 7월 세종시 세종동 금강보행교에서 바라본 세종 아파트 전경.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793143f8904e6.jpg)
전문가들은 대통령실이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수요가 늘어나며 세종 주택 과잉 공급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세종 내 가구수는 15만6400가구, 주택수는 16만5900호로 가구수보다 주택 수가 더 많았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대통령실이 이전하면 직원들이 이전하며 수요가 늘어나 주택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대통령실 세종 이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도 많다. 수천명이 근무하는 국회와 달리 대통령실은 총원이 상대적으로 적고 고도 제한 등 인근에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효과는 행정 수도라는 상징성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보안을 이유로 고도 제한 등 대통령실 주변에 각종 규제가 생겨 집값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섣부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둔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이전을 포함해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개헌을 해야 하는 등 걸림돌도 많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대통령실 세종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점에 대해 "당에서 정책적으로 검토하거나 결정하지 않았다"며 "헌법 개정안에 넣으려면 토론도 많이 해야 해서 그것만 놓고 봐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제로 국회와 대통령실 등 행정수도 이전이 확정된다면 집값 매물 해소와 가격 반전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아직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시장을 더 지켜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제언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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