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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굿바이"…개포주공6·7단지도 '수의계약'


오는 5월 말 시공사 선정 총회서 현대건설과 수의계약 추진
신반포4차는 삼성물산과 수의계약…삼호가든5차도 가세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서울 내 알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속속 나서고 있지만, 건설사가 2곳 이상 경쟁하는 사업장을 쉽사리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6·7단지 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지난달 21일 개최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1곳만 참여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해야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 자격이 주어지는데 현대건설 1곳만 참석하면서 사실상 유찰됐다.

앞서 지난달 12일 첫 입찰에서도 현대건설 1곳만 참여한 것을 고려하면 두 차례 유찰된 것이다. 이에 수의계약 전환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개포주공6·7단지 조합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했던 현대건설에 공문을 보내 답변을 받았고 향후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수의계약 전환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문제가 없다면 오는 5월 말께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포6,7단지 너머로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 한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보인다. 2025.01.21 [사진=이효정 기자 ]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는 사실상 개포동의 마지막 재건축 사업이다. 지금의 아파트 1960가구를 지하 5층 지상 35층 아파트 2698가구로 새로 짓는 정비사업이다. 3.3㎡당 공사비는 890만원으로 책정돼 총 공사비는 1조5139억6100만원 수준이다. 앞서 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의 유효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책임준공 확약서의 조건을 일부 완화하기도 했다.

18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전경.

수의계약 사례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4차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두 차례 유찰 끝에 지난달 30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앞서 신반포4차재건축조합은 지난 2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삼성물산만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같은 달 낸 재공고에서도 삼성물산만 참여하며 유찰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신반포4차재건축은 9만2922㎡ 부지에 지하3층 지상48층 총 7개동, 1828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1조310억원에 달한다.

반포동의 삼호가든5차 재건축조합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삼성물산을 선정했다. 삼호가든5차는 지난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자 공사비를 높여 다시 입찰에 나섰다. 조건을 바꾸면서 두 차례 걸친 입찰에서 연이어 포스코이앤씨만 참석하면서 또다시 유찰됐다.

이에 삼호가든5차재건축조합은 수의계약 전환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물산을 선정했다. 보통 수의계약은 그동안 시공사 선정 시 단독으로 입찰했던 건설사와 어떤 경쟁도 없이 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조합은 현장설명회에 2회 이상 참석했거나 입찰 의향서를 제출했던 업체를 대상으로 수의계약 참여 의사를 물었다. 이에 지난달 29일 개최된 조합의 '2025 정기 총회'에서 152명의 조합원 중 123명이 삼성물산을 우협으로 선택했다.

조합 관계자는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삼성물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은 맞다"며 "향후 삼성물산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 (관련 절차를 거쳐)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호가든5차조합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준 것에 감사드리며,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삼호가든5차는 현재 전용면적 98~153㎡ 168가구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 지상 35층, 305가구로 변모하게 된다. 3.3㎡당 공사비는 990만원으로 총 공사비는 2369억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올해들어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등을 통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3조5560억원을 수주했다. 여기에 삼호가든5차까지 더하면 수주액은 약 3조8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1조5695억원)을 제외하면 △방화6구역 재건축 (2416억원)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송파 한양3차 재건축 (2595억원) 등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따냈다.

삼호가든5차 아파트 전경 2025.03.25 [사진=이효정 기자 ]

이처럼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도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시공사를 찾는 이유는 수주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수록 건설사들은 조합에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면서 부담이 커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조합으로선 시공사간 경쟁을 통해 조합원에게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는 게 낫지만, 반대로 시공사에게는 '출혈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공사비 부담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공사들도 무리해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뛰어들기보다는 사업성을 따져보고 선별 수주에 나선다는 얘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징성이 있는 사업장 등 전략적인 공략이 필요한 곳에서는 건설사들이 경쟁이 치열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공사비 단가 등 사업성을 고려해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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