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탄핵정국 기다렸나"⋯식품가격 '줄인상'


고환율·원재료값 상승이 배경⋯커피부터 맥주까지 40여개사 단행
"혼란한 정국 틈 탄 '그리드플레이션'⋯정부견제·자정노력 지적도"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식품 가격이 무차별적으로 오르고 있다. 가공식품부터 외식 메뉴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가격 인상 발표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불안정한 정국에 급등한 원달러 환율과, 원재료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치솟은 탓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국 불안을 틈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앞당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40곳을 훌쩍 넘겼다. 특정 품목에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커피, 초콜릿, 빵·케이크는 물론 라면, 만두, 햄버거, 아이스크림, 맥주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은 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4월에도 오비맥주와 오뚜기 라면·카레,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음료, 롯데웰푸드 소시지, 메가커피 음료 등의 가격이 오른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상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 등 우회적 가격 인상까지 합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 행렬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크고 작은 인상 요인이 산적해 있는 탓이다. 이상기후 등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달러 강세와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70원대까지 치솟은 것이 가장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존 가격대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원가 압박이 심화됐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inflation·기업 탐욕에 의한 물가 상승)'이란 지적도 나온다. 계엄 및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정부의 물가 억제력이 약해진 틈을 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 인상이 절실함에도 정부 눈치에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았다"며 "정국이 안정되면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기에 지금이 인상 적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단체들도 정부의 더 강력한 견제와, 식품·외식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정부 정책으로 혜택을 보면서도 소비자 부담 완화는 뒷전에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기업들이) 환율 및 국제 식량 가격 상승 등을 인상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실적 개선과 이윤 추구를 위해 소비자의 부담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원재료 할당 관세 적용,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원료 구입 자금 지원 등 다각적으로 기업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물가안정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세제 및 관세 혜택을 철저히 재검토하고,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 중심의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물가안정 지원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탄핵정국 기다렸나"⋯식품가격 '줄인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