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사들의 건강기능식품이 다이소라는 서민 유통망에 입점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실적 개선을 위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역사들의 건기식 사업은 최근 몇년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에 다이소 매장 모습. 2023.12.1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4ba3d0af698e5.jpg)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그룹의 건기식 계열사 종근당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4973억원으로 전년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연속 매출 감소를 끊어내고 다시 성장세를 회복한 결과다.
종근당건강은 종근당홀딩스가 지분 51.0%를 보유한 종근당그룹의 건기식 전문 계열사로, 유산균, 오메가3, 홍삼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종근당건강의 매출은 2021년 5954억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12.1% 감소한 5233억원, 이듬해에는 다시 12.5% 감소한 458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이 반등하며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지난해 종근당건강은 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또다시 적자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2020년 영업이익은 677억원이었으나, 2021년에는 320억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2년에는 31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2014년 이후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 190억원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일양약품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3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고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33.8% 급감했다. 건강보조식품 등 기타 매출은 483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일양약품의 건기식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20%에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제약사의 건기식 사업 부진은 과열된 시장 경쟁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새로운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건기식 품목 수는 3만7273개로, 5년 만에 1만1000개가 늘었다.
건기식 시장의 침체도 주요 원인이다. 이 시장은 2022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면역력 강화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성장했다. 특히 2022년에는 처음으로 시장 규모가 6조원대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과 함께 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경기 불황까지 겹쳐 시장 전반이 침체된 모습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약 6조440억원으로 추정되며, 2023년 6조1415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축소됐다.
종근당건강과 일양약품 외에도 여러 기업이 건기식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휴온스푸디언스, 유한건강생활, JW생활건강 등도 지난해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휴온스푸디언스는 2023년 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유한건강생활은 8억원 규모의 손실이 28억원으로 확대됐고, JW생활건강은 2023년 55억원, 지난해 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13일 서울 시내에 다이소 매장 모습. 2023.12.1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02ba4dd57f82a.jpg)
다이소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가 생활용품'이라는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전국적으로 13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군으로 다양한 연령층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는 건기식 제품의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과 온라인 판매는 높은 광고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요구한다"며 "기존 유통 채널의 건기식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채널을 개척하는 것은 업체 입장에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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