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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순간'에서 '파면'까지…윤석열, 영욕의 '1060일'


검찰총장 사퇴 1년 만에 대통령 당선 '승승가도'
대중 각인 "선택적 의심" 소신, '불통' 서막으로
'김여사 리스크' 손놓고 '윤-한 갈등'⋯여야 막론 대치
헌재 "파면으로 얻는 헌법수호 이익 압도적으로 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2025년 2월 25일 탄핵심판 최후 변론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이던 2021년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이던 2021년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도 직무 복귀를 다짐했으나, 1060일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에서 정권을 교체하겠다며 제1야당(당시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로 나서며 정치에 발을 디뎠다. 검찰 재직 당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등의 '소신 발언'으로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며 '강골 검사' 이미지를 쌓았다. 특히 2020년 10월 국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의원이 "윤 총장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닌가"라고 받아친 장면은 대중에게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크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하며 정부와 정면충돌했고 갈등을 빚던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배제를 당하자 임기 142일을 남긴 2021년 3월 총장직을 버리고 대선 출마를 선언,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이후 단 1년 만인 2022년 3월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며 '정치 초보'로서는 보기드문 승승가도를 달렸다.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이던 2021년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집무실에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4.04.29. [사진=대통령실]

하지만 "선택적 의심"을 지적하며 국감장에서 당시 여당 의원들과 강하게 충돌했던 모습은 결과적으로 '불통'과 '아집'의 결과로 '탄핵 인용'에 이르게 된 오늘의 '예견'같은 장면이 됐다.

야당과는 임기 내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고, 야당 대표가 수차례 제안한 '영수회담'에 단 한번도 응하지 않다가,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뒤에야 '협치'를 내세워 회담을 받아들였다. 압도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은 네 차례에 걸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여러 법안을 단독 처리했고, 윤 전 대통령은 그럴 때마다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맞섰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후 25건의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11년 8개월 재임한 이승만 대통령의 45건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여기에 감사원장, 방송통신위원장, 행정안전부 장관 등 고위 공직자와 검사에 대한 탄핵까지 이어지면서 윤 전 대통령과 야당의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불화의 대상은 야당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은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던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앉혔다. 그러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차를 결정적 계기로 양측의 관계가 급속도로 틀어지며 총선 내내 핵심 키워드는 '윤-한 갈등'이 자리매김했다. 결과는 여당의 참패였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열된 여당 내 이탈표는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단 가결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이던 2021년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윤석열 대통령과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김건희 여사가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영웅 묘지 내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참배하고 있다. 2024.10.6 [사진=연합뉴스]

김 여사 리스크는 끝이 없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양평고속노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등이 집중 제기되며 대중의 부정적 시선이 커졌지만, 남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 선언했던 "조용한 내조" 약속과 정면 배치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고 결국 2023년 명품 가방 수수 의혹, 2024년 정치 브로커 명태균 게이트 등이 연달아 터지며 리스크는 감당하기 어렵게 불어났다.

임기 초반부터 튼튼하지 못했던 지지율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기준 취임 첫 주 52%를 기록한 국정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으며, 탄핵 직전 주에는 11%를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지지율 한자릿수 위기의 상황을 바라봤다.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소집한 국무위원 대부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엄 선포의 무리수를 선택했다.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의결로 계엄 사태는 6시간 만에 종료됐고,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직무 정지됐다. 윤 전 대통령은 결국 비상계엄 선포 123일 만인 2025년 4월 4일 파면됐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결정문을 낭독하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했다. 결정 선고가 끝난 시각은 이날 오전 11시 22분. 주문 낭독은 채 30분도 안 걸렸다.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이던 2021년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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