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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출연은 '깜깜'한데…홈플러스는 협조 '협박'"


서울우유와 납품대금 정산 갈등 속 "대기업 협조 간절" 호소
한국 부호 1위 김병주 회장의 약속 사재 출연은 부지하세월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대주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재출연은 여전히 요원하다.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한 행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MBK파트너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MBK파트너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납품업체 등 협력기업들에 '협조'만을 간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금 지급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2차 협력사와 농가 피해를 강조하며 공급재개를 호소하고 있어서다. 정작 책임져야 할 대주주는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협력사에만 리스크를 감수해 주길 바라는 모순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서울우유와 농협경제지주에 납품 재개를 요청했다. 이는 지난 3일 22개 농축산단체들로 구성된 한국농축산연합회가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농축산물을 유통하는 농축산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성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홈플러스는 한국농축산연합회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서울우유 등 소수의 일부 대기업 협력사가 회생채권 전액 즉각 변제, 물품 대금 현금 선납 조건을 요구하며 홈플러스가 이 조건을 들어주지 못하자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거래규모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축산물 관련 대형 협력사의 경우 영세한 2차 협력사 또는 농축산 농가들이 제품의 원료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1차 협력사가 갑작스럽게 물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납품량이 줄어드는 등 그 피해가 2차 협력사들에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0일 납품을 중단한 이후 현재까지 약 2주간 물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홈플러스의 책임 전가 행태를 꼬집었다. 협회는 "홈플러스는 지난 한 달여간 연합회 성명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최근 언론과 국회에서 연합회 성명서가 인용되며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연합회 성명서 발표일(3월 13일)을 4월 3일로 왜곡하며 여론의 화살을 농축산업계에 돌리려는 무리수를 뒀다"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의 임대료 삭감 요구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부동산 리츠·펀드 운용사들에 공모 상품의 경우 기존 임대료의 30%, 사모 상품의 경우 50%를 삭감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회생절차 개시 이후 임대료 지급을 미뤄왔다. 공문을 받은 운용사들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만약 임대료를 기존보다 적게 받으면 수익률이 줄어들고, 향후 매각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MBK파트너스]
홈플러스 강서 본점 전경. [사진=송대성 기자]

'韓 부호 1위'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은 '깜깜'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사재 출연을 약속했던 김병주 회장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행태를 꼬집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김 회장과 홈플러스가 여전히 책임 회피와 시간 끌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 회장은 사재출연을 언급했지만, 출연의 규모, 시기, 방식에 대해선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홈플러스와 대주주 김 회장은 사재출연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오늘 4월 10일까지 제시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온 국민을 기만한 죄를 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최근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자순위에서 자산 규모 98억달러(약 14조4148억원)로 전체 280위에 올랐다. 한국계와 한국 국적 자산가 중 1위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협조를 얘기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들의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자구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협조를 바라는 것은 몰염치가 아니냐"며 힐난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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