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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혁의 테크 리퍼블릭] AI는 양자컴퓨팅의 대체재인가


수만 년 걸릴 연산 몇 분 만에 해내는 양자컴퓨팅
금융·의료·제조·물류·우주·국방 등 활용 가능성
AI와 양자컴퓨팅, 각각 발전 방해한다는 오해도
결국 AI-양자컴퓨팅 장점 융합해 기술혁신 창출할 것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올해 1월 개최된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던진 발언은 양자컴퓨팅 업계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상용화는 약 20년쯤 걸릴 것"이라는 그의 발언 직후 글로벌 증시에서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루새 아이온큐는 39%, 리게티컴퓨팅은 45%, 디웨이브퀀텀은 38% 가량 폭락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이는 젠슨 황의 발언이 양자컴퓨팅 상용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좌절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에 젠슨 황이 '의도적으로' 실언했다는 해석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말인즉슨, 양자컴퓨팅이 발전하면 AI의 발전이 방해받는다는 것.

대체 양자컴퓨팅이 뭘까.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하는 양자컴퓨팅은 전통적인 '비트(bit)' 대신 '큐비트(Qubit)'를 기반으로 연산작용을 하는데,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과 멀리 떨어 져있어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얽힘' 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에 양자컴퓨팅은 병렬적으로 연산을 하며, 기존의 슈퍼컴퓨터가 수만 년 걸릴 연산을 단 몇 분 만에 처리할 만큼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양자컴퓨팅는 금융·의료·제조·물류·우주·국방·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기존 컴퓨팅 패러다임을 전환할 '기술적 특이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 컴퓨팅 회사 임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 구글의 '윌로우'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요라나' 양자칩까지 등장해, 양자컴퓨팅이 실체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물론 양자컴퓨팅은 큐비트의 안정성 문제와 극저온 환경유지, 고정밀 제어장치 등 하드웨어 현실화에 한계가 있어 여전히 개발 중이지만 말이다.

다시 AI와 양자컴퓨팅으로 돌아가보자.

AI와 양자컴퓨팅은 현대 기술혁신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I가 양자컴퓨팅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그 중요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기도 한다.

반대로 양자컴퓨팅이 AI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주장도 동시에 회자된다.

과연 정말 AI와 양자컴퓨팅은 서로를 견제하고 방해하는 것일까.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본사 주식 시황판. [사진=연합뉴스]

AI와 양자컴퓨팅의 발전이 상충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기술의 본질을 다소 오해한 측면이 있다.

AI가 기존 컴퓨팅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해 양자컴퓨팅이 목표로 하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는 일정 부분에서는 타당하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과장된 해석일 수 있다. AI는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등 특정 영역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며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양자컴퓨팅이 지닌 동시다발적인 연산능력과 신속한 처리속도는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강점이다.

특히 암호 해독, 신소재 개발 등 기존 컴퓨터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에 있어 양자컴퓨팅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와 양자컴퓨팅은 서로 다른 원리와 목적을 지닌 기술이지만, 병렬 처리 능력을 활용해 AI 학습을 가속화하고, AI는 양자컴퓨팅의 오류수정과 효율최적화에 기여하는 등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이란 단어 앞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든 사람들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AI와 양자컴퓨팅이 결합하면 즉, 두 기술의 장점이 융합되어 극대화된다면, 새로운 기술혁신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양자컴퓨팅의 병렬 처리 능력은 AI 모델의 학습속도를 향상시키고, AI는 양자 알고리즘의 설계 및 최적화에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디웨이브 퀀텀과 재팬 토바코는 양자컴퓨팅을 이용해 AI 모델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또한 엔비디아는 양자컴퓨팅과 AI의 공동작업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젠슨 황은 GTC 2025에서 미국 보스턴에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를 설립하고, 하버드대, MIT대와 협력해 양자 하드웨어와 슈퍼컴퓨터를 결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AI와 양자컴퓨팅의 융합은 미래의 기술발전과 혁신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AI와 양자컴퓨팅은 각각의 강점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두 영역의 상호보완성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두 기술의 결합을 통해 미래의 과학기술은 더욱 혁신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AI와 양자컴퓨팅은 한 몸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래혁 전 국회정책연구위원. [사진=본인 제공]

박래혁 전 국회정책연구위원은?

고려대 불어불문학·한국사학과 졸업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전공 석사를 수료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당 측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전 국회정책연구위원을 지냈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실무위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실무위원으로 일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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