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당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제각각의 입장을 내놨다. 탄핵을 반대(반탄)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은 윤 전 대통령 출당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윤심(尹心)'을 등에 업었다는 분석이 나왔던 나경원 의원은 기존 반탄 입장에서 미세조정에 들어갔다. 국민 여론조사가 100% 반영되는 1차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중도층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대선 경선 후보 안철수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7065dcfd4ef46.jpg)
대표적인 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1차 경선 미디어데이 후 "기자들과 만나 "당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당론을 갖고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대통령이 레임덕이 시작되거나 좀 문제가 생기면, 자기들이 뽑은 대통령을 출당시키거나 잘라내며 위기를 모면하고 지지율을 회복하길 바라는 것"이라며 "이는 책임있는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위헌적 계엄으로 파면됐는데, 그런 대통령을 당에서 계속 안고있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에도 "대통령 만의 책임이라고 보지 않고, 우리 당에도 책임이 있지 않나 본다"며 "(그러나) 벗어나기 위해 자르더라도 '당신 당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고 했다.
반면 당대표 재임 시절 당내 탄핵 가결표 발생을 이끈 한동훈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게 이미 늦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당대표에 있을 때 윤리위원회를 통해 (윤 전 대통령) 제명을 지시했다"며 "지금 와서 (윤 전 대통령 출당을) 말하는 분들은 뒤늦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와서 (윤 전 대통령이) 평당원인데 출당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탄파 일부에서 입장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나 의원은 이날 '윤심 마케팅'에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윤심팔이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새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을 앞세우거나 지나치게 언급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반탄·친윤' 이미지에서 벗어나 중도층 표심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날 미디어데이 1분 정견 발표 서두에서 "나라가 참 혼란스럽다. 그 책임은 윤석열 정권에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건 '대통령실 세종 완전 이전'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세종으로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명백한 개헌 사항"이라며 "세종시 이전에 대해 열려 있지만, 절차가 필요한 문제"라고 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은 청와대에 두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 백악관을 모델로 해, 청와대 일부만 (집무실로) 쓰고 나머지는 국민에게 개방해 관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논의 시점 자체를 유보했다. 그는 "6월 4일 대통령 임기가 시작하면 용산 안 들어가고 호텔에서 일할 것인가"라며 "현실적으로 지금은 일이 먼저다. 이후 국민들의 감정과 효율성의 문제, 지역 균형 문제를 생각해 차차 논의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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