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끈 시민들'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 5·18 유가족 김송희 씨, 강유정 尹파면촉구성명 문화인 등이 참여했다. 2025.4.24.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72fd668d23f73.jpg)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이번 주말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들이 24일 일제히 호남으로 달려갔다. 텃밭에서 일전을 치르는 만큼 3인의 후보는 이틀 동안 광주·전남·전북 등 주요 지역을 순회하며 당심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벌인다.
정치권은 시선은 이재명 후보가 '구대명'(90% 이상 득표율의 대통령 후보 이재명)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려 있다. 지난 주말 진행된 충청·영남권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이 후보는 누적 득표율 89.56%를 기록했다.
이 후보로서는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 민심을 잡아야 '압도적 승리'를 위한 기틀을 확고히 할 수 있다. 민주당 전국 권리당원 112만명 중 호남 지역의 권리당원 수는 약 38만명(광주 7만명, 전남 15만명, 전북 16만명)으로 33%에 해당한다.
李 "호남, 국가의 보루" 김경수 "3~5조원 자율예산" 김동연 "5·18 정신 헌법 수록"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남에 대해 "국가의 보루"라고 평가하며 지역 당심 잡기에 돌입했다. 그는 △AI와 미래모빌리티·금융산업 육성 △재생에너지 산업 중심지 육성 △미래형 농생명·식품 산업과 공공의료 거점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및 관광벨트 조성 △교통망 확충 통한 수도권·영남권 접근성 향상 등을 공약했다.
1박 2일 간의 호남 지역민 스킨십 행보에도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김제를 찾아 자신의 공약인 재생에너지 관련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관영 전북지사와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인들이 함께했다. 이후 광주로 넘어가 '민주주의 간담회'를 했고, 다음날인 25일에는 나주를 찾아 '미래농업 전초기지 호남, 농업과학기술 진흥 간담회'에 참석한다.
김경수 후보는 다른 후보들보다 먼저 호남을 찾아 텃밭을 훑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광주를 방문해 '광주·전남 메가시티 구상'을 언급하면서 '연간 3~5조원 규모의 예산 지원'과 전남 국립의대 신설 등을 약속했다. 전날에는 전북특별자치도에 대해 연간 2조원 내외 자율 예산,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 새만금 RE100(재생에너지 100%), 전라선 고속화 철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한 후 무안군으로 이동해 '전남 당원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후 7시에는 순천을 찾아 '순천·여수 당원과의 간담회'도 참석한다. 김 후보의 배우자도 지원사격에 나서 이날 장애인 바자회 참석, 종친회 방문, 모교 총동문회 포럼 참석 등 일정을 소화했다.
김동연 후보 역시 이틀 전 호남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호남권 공통공약으로 △서해안 신재생에너지 벨트 구축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및 명칭 변경 △전라남도청 원형 복원 △광역 교통망 확충 △전남 국립의대 신설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지원 등을 내걸었다.
그는 이날 전북 전주를 방문해 '전북특별자치도당 당원 간담회'를 진행한 후 전남 장성으로 이동해 황룡시장을 방문했다. 또 광주로 넘어가 '광주 산업과 일자리 간담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만났으며, 이후 광주 당원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2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끈 시민들'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 5·18 유가족 김송희 씨, 강유정 尹파면촉구성명 문화인 등이 참여했다. 2025.4.24.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78c4fc069b1a1.jpg)
李 호남 상대적 약세…정치권 "이재명밖에 없어"
정가 안팎에서는 당 대선 경선이 일찌감치 이 후보 독주체제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도 각 후보가 당심 잡기에 사활을 거는 건 호남이 유일하게 이 후보가 상대적 약세를 보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당대표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권리당원으로부터 9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전남(82.48%)·광주(83.61%)·전북(84.79%) 등 호남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 2021년 진행된 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이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이낙연 후보(47.12)에게 0.17%p 차이로 석패했다.
압도적인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 속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해 반전의 불씨가 필요한 비명계 후보들로서는 돌파구 마련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김경수 후보는 전날 TV 토론회에서 "이번에 종자·씨앗까지 한꺼번에 털어먹으면 다음 농사는 어떻게 짓겠냐"며 "경선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를 위해선 다양성과 역동성이 살아나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와 대적할 만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점과 호남이 전통적으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과 비슷한 80~90%대 지지율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호남권 경선에서도 앞서 진행된 충청·영남권과 비슷한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공약 차원에서 보더라도 이 후보의 지역 공약이 가장 체계적으로 잘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후보가 대안으로 떠오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후보를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부터 호남이 전략적으로 투표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 역시 "이번 대선은 계엄과 내란 옹호 세력을 심판하는 기조가 가장 크다 보니 민주당과 이 후보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표를 안 주는 방향으로 가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단순히 이 후보가 싫어서 호남에 연고가 없는 김동연·김경수 후보에게 반대 투표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 호남권 경선은 오는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부터 호남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진행 중인데, 1일 차 투표율이 30~40%대를 기록한 충청·영남권과 달리 23.29%에 그쳐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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