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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근] AI 비서가 사람을 치었다면?


[아이뉴스24 조석근기자] 2025년 서울 외곽순환도로 의왕 분기점. 6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A사 자율주행차의 차선이탈로 발생한 사고다. 운전은 차량 탑재 인공지능(AI) 비서의 전자동 주행으로 이뤄졌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 AI 비서의 판단 미스와 다른 자율주행차의 신호 오작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사고로 사람이 죽었다면 AI 비서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까. 있다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처벌을 내려야 할까. 자율주행차의 주행은 차량간 거리와 속도, 차선은 도로 위 여러 다른 차량과 도로시설, 관제 시스템 등 다양한 사물간 상호정보 교류를 토대로 결정된다. 연대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 물을 수 있을까.

'AI의 사고'는 도처에서 발생할 수 있다. AI 작곡가의 노래가 예전에 발표된 다른 작가들의 노래와 몇 소절 이상 유사하다. 그 결과 표절 시비에 휘말린다.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AI 의사의 처방전이 환자의 희귀 체질상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 의료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AI 현장소장의 지시를 로봇 용접공이 이행하다 대규모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건설업자를 구속시켜야 하나?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해선 안 되고,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올들어 SF 대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주창한 로봇 3원칙을 반영한 '로봇시민법' 제정을 결의안으로 채택했다. AI 시스템, 자율주행차, 드론, 의료용 로봇 등 AI 기반 다양한 로봇기기와 서비스가 대상이다.

영화로도 제작된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 '바이센터니얼 맨'에는 고도의 AI 기술을 바탕으로 인격을 갖춘 로봇들이 등장한다. 알파고의 최근 눈부신 진화를 보면 머지 않은 미래다. 세계는 이처럼 AI 기술개발과 함께 제도적으로도 지능정보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지능정보사회는 본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 지능형 홈 사물인터넷 서비스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초보적이나마 AI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ICT 업체들과 관련 분야 정부 연구소들도 AI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초 미래부는 업무보고에서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을 대비하는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올해 중점 추진사항으로 발표했다. 과거 창조경제 대신 지능정보사회가 더 강력한 존립 근거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대비하는 작업은 고도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분명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비하는 작업은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현재 ICT 기술발전의 급속한 추세를 감안해도 지능정보사회는 곧 다가온다. 새로운 미래를 대비하는 다양한 제도적 방안들이 마련되도록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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