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이 최근 몇 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가계부채 핵심인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증가로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4천53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이에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6천1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보다는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한 것이며, 증권사 추정치도 뛰어넘었다.
우리은행도 4분기 순이익이 1천55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1천400억원대를 웃돌았다. 하나금융지주는 4분기 순이익 1천50억원으로 전망치에 부합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매우 양호한 성적을 나타내며 최근 몇 년 간 저금리 기조 속에 부진했던 실적 우려를 털어냈다.
신한지주의 2016년 당기순이익은 2조7천748억원으로 전체 은행업권에서 9년 연속 순이익 1위를 기록했고,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하나금융지주도 2012년 이후 최대 연간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우리은행은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은행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특히 대출 증가로 늘어난 이자이익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순이자마진(NIM) 조기 안정화와 적정 대출 성장을 통해 연간 8.1% 증가했다. 작년 6월말 기준금리 인하로 하반기 마진 하락이 예상됐으나, 수익성에 기반한 대출자산 운용과 조달비용 절감 노력으로 순이자마진은 3분기 중 1bp 감소에 그쳤다고 은행 측은 풀이했다.
은행의 원화 대출금은 연간 4.4% 성장하면서 이자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순이자마진(NIM)이 잘 방어되고 있으며, 대출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그룹 이자이익이 7.7%로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의 연간 이자이익은 6조4천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자산 및 부채 포트폴리오 개선노력 등에 힘입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이자이익도 각각 전년말 대비 2.3%, 5.4% 증가했다.
은행의 건전성도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개선됐다.
신한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6년말 그룹 설립 후 최저 수준인 0.74%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말 대비 0.35%p 떨어진 0.92%를 나타냈고,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3%p 낮아진 0.91%로 개선됐다.
은행들은 올 1분기에도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폭이나마 순이자마진이 반등하고, 대손비용도 안정되면서 실적은 큰 폭의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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