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LG전자가 또 한번의 변화를 추구한다. 그간 G 시리즈에서 선호했던 디자인을 버리고 새롭게 설계하는 한편, 전작들의 장점만을 뽑아 재설계했다. 마치 G5와 V20가 결혼에 성공했다면 나올 법한 예쁜 아이를 연상시킨다. 별명을 붙이자면 '인스타그램폰'이다.
◆ 5년 만에 돌아온 '일체형'
LG전자의 미려한 일체형 디자인은 첫 번째 G 시리즈인 '옵티머스 G'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전자는 미려한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부던히 애썼다. '옵티머스' 브랜드를 지운 'G2'부터는 좌우측 물리버튼을 후면으로 위치시키면서 LG전자만의 디자인 구현에 성공했다. 'G4'에서는 가죽을 이용하는 한편, 'G5'는 모듈형을 지원했다.
LG전자 'G6'는 5년 만에 다시 일체형으로 돌아왔다. 디자인적인 포인트는 3가지다.
우선 전면 베젤을 최소화하고 후면 카메라 돌출부위를 없애 전후좌우로 매끈한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LG전자 스마트폰이 아닌 듯할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좌우 베젤을 최소화하면서 5.7인치인데도 불구하고 한 손에 잡을 수 있도록 너비를 줄였다. G5는 5.3인치 화면 크기에 너비가 73.9mm, V20은 5.7인치 화면에 78.1mm다. G6의 너비는 이보다 좁은 71.9mm다. LG전자가 얼마나 너비 줄이기에 신경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기회비용은 지불했다. 7.7mm, 7.6mm의 두께를 가진 전작과 기교해 G6는 7.9mm로 더 두꺼워졌다.
측면의 메탈 테두리를 살펴보면 전면으로 더 굽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LG전자는 파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이라 설명했다. 모서리 부분으로 떨어지는 충격을 완화해 화면 깨짐을 어느 정도 방지해준다고 강조했다.
안정성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신경썼다. 열 배출을 위해 히트파이프를 적용하고 열이 많이 나는 부품끼리는 최대한 멀리 배치했다. 외부에서 받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회로의 집적도가 높은 부품과 기판 등을 가장자리에서 멀리 배치했다.
G 시리즈 중에서는 최초로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한다. 등급은 IP68이다. 먼지는 완전 차단하고 1.5미터(m) 수심에서 30분까지 작동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가 제시한 기준이다.
◆ '보다'에 집중…18대9 화면비, HDR 지원, 몰입감 증대
LG전자가 힘줘 말하는 'G6'의 강점은 18대9 화면비다. 화면비를 달리하면서 기존의 스마트폰이 주지 못한 경험을 주겠다는 포부다. 그간 스마트폰의 화면은 2대3, 3대4, 16대9 등으로 변화해왔다. 최근에는 16대9 화면비가 주로 쓰인다.
현장에서 직접 살펴본 G6의 디스플레이 강점은 3가지로 압축된다. 화면비와 화질, 몰입감이다. 기본적으로 5.7인치 QHD+ 2880x1440 해상도의 LG디스플레이 패널이 쓰였다.
18대9 화면비는 내부 사용자경험(UX)과 직결돼야 한다. 바꿔말하면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일단 멀티태스킹이 수월하다. 18대9 화면을 둘로 나누면 두 개의 정사각형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7.0 누가에서부터 하단 소프트키를 통해 멀티태스킹을 지원했다. 지원 앱은 멀티태스킹 화면에서 알림창을 살펴보면 두 개로 나눠진 직사각형 아이콘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심어놓은 UX는 기본 앱인 캘린더와 이메일이다. 두 앱의 경우 가로모드에서 두 개의 화면으로 분할돼 볼 수 있도록 레이아웃을 최적화시켰다.
가장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능은 카메라다.
전면 100도 광각의 500만화소 카메라가 전면에 배치됐다. 전작 대비 화소는 줄었지만 각도는 더 늘었다. 후면은 1300만 화소 카메라가 듀얼로 장착됐다. 각각 125도, 71도로 f2.4, f1.8 조리개값을 갖추고 있다. 광각 카메라가 전작 대비 성능이 개선됐다.
LG전자는 18대9 화면비로 쓰는 핵심 카메라 기능을 '스퀘어 카메라'라는 별도 앱으로 탑재시켰다. 물론 기본 카메라 앱에서도 쓸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을 '모드' 아이콘이 아닌 '오토' 아이콘에 빼놔 현장에서는 약간 혼란스러웠다.
총 4개의 모드는 상하로 화면이 분할된 상태에서 쓸 수 있다. 매치샷과 그리드샷, 스냅샷, 가이드샷 등으로 구분된다. 상단은 현재 촬영하고자 하는 화면이, 하단에는 이미 찍은 사진이 배치되는 형태다.
매치샷은 상단과 하단에 각각 사진을 찍어 연출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가령 상단에는 도너츠를 찍었다면 하단에는 이를 들고 있는 듯이 찍으면 하나의 사진에 두 사진이 상하로 들어간다.
그리드샷은 4개로 분할된 부분에 사진과 동영상을 각각 넣어, 하나의 사진으로 표현하는 기능이다. 이 사진을 다른 기기에 보내고 작동한다는게 LG전자 현장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이드샷은 말 그대로 따라 찍을 수 있는 기능이다. 투명화된 사진을 현재 찍으려 하는 피사체에 겹쳐서 찍어보는 방식이다.
LG전자는 G6에 돌비 비전과 HDR10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HDR은 화면의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보다 깊이있게 표현하는 화질 기술이다. 가령 사용자가 이를 지원하는 영상을 보고 있다면 알림센터를 통해 옵션을 지정할 수 있다. 다만 화면 자체가 작기 때문에 좋다는 인상을 받겠지만, 그렇다고 화질의 차이가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의 인터치 기술을 적용하고 터치 커버 글래스까지 없앴다. 이렇게 하면 패널이 좀 더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화면이 좀 더 앞으로 다가온 듯한 인상을 준다. 즉, 몰입감이 높다는 것. 문제는 파손됐을때다. LG전자는 기존과는 달리 내구성을 한층 더 강화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 ‘선택과 집중’으로 인한 아쉬움도 커
LG G6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V20의 쿼드 DAC를 통해 포터블 하이파이를 지원하고, 향후 LG페이를 쓸 수 있겠지만 당장 경험할 수 없는 덜익은 기능들도 추가되거나 제외됐다.
퀄컴 스냅드래곤 821 장착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플래그십 모델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35가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스냅드래곤 821을 선택한 이유를 추측해보면 전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물량 공급이 어려웠던 G5의 부족함을 채우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냅드래곤 821의 장점은 이미 입증이 된 모바일AP이며, 그만큼 최적화 상태가 높다. 공급량도 10나노미터 공정으로 시작된 스냅드래곤 835보다 수월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로 인해 놓치는 부분도 있다. 경쟁 제품 대비 낮은 네트워크 속도와 블루투스5의 미지원, 차세대 와이파이와의 호환성 등에서 밀린다.
퀄컴 퀵차지 3.0이 지원된다. 스냅드래곤 821이 4.0 버전을 지원하는데 따른 아쉬움이 있다. LG전자 현장관계자는 0%에서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108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기대했던 구글의 인공지능 플랫폼 '구글 어시스던트'는 설익었다. 인공지능이 추가됐다고 해서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적으로 보이는 면이 적다.
G6에서 어시스던트를 가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은 소프트키의 홈버튼을 길게 누르면 동작하는 음성인식 기능이다. 문제는 아직 영어만 지원한다. 한국어는 올해 안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는 아니다.
무선 충전 기능은 한국 모델의 경우 제외됐다. 자기유도방식의 무선충전을 발 빠르게 도입했던 LG전자에게 아직 한국은 무선충전 생태계가 미진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LG페이는 오는 6월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NFC뿐만 아니라 마크네틱 전송 기술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처럼 G6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신뢰도의 문제가 제기된다. LG전자는 지난해 LG페이 상용화를 약속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물론 올해는 '6월'이라는 명확한 출시 시점을 언급했다는 점이 다르다.
바르셀로나=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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