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지난주 위메프를 시작으로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14일 쿠팡, 티몬 등 온라인쇼핑 업체들의 작년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오픈마켓 1위 업체이자 이커머스 업계를 이끌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은 작년에 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최근 오픈마켓으로 전환을 선언한 쿠팡은 2년 연속 5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위기설'에 휘말렸다. 또 점차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외형 성장과 비례해 적자 규모도 늘어나면서 각 업체들의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쿠팡과 티몬은 14일 이커머스 업체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매출 1조9천억원, 영업손실 5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올해도 5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투자 받은 10억 달러(한화 1억1천만 달러)를 2년만에 모두 소진했다.
티몬은 지난해 3월 지배기업이던 리빙소셜코리아와 합병에 따른 회계 처리에 따라 이날 공시에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집계된 매출 2천35억원을 공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 연간 총 매출은 전년(1천959억원) 대비 46% 늘어난 2천860억원이다. 이는 앞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위메프의 작년 연매출(3천691억원) 보다 낮은 수치로, 이번 일로 티몬은 위메프와의 순위 싸움에서 확실하게 밀렸다. 앞서 티몬은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며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티몬의 작년 영업 손실은 전년 보다 12% 증가한 1천585억원을 기록했다.
위메프는 지난 6일 3사 중 처음으로 작년 실적을 공개했다. 위메프의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70.5% 늘어난 3천691억원, 영업손실은 55.3% 줄어든 636억원, 당기순손실은 42.5% 감소한 830억원을 기록했다. 위메프는 2015년만 해도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5배 늘어난 1천425억원에 달했으나 작년 큰 폭의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을 이룬 실적을 공개하면서 현재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로 나눠져 각 업체들의 매출이 비교·평가 됐으나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탈 소셜커머스'를 외치며 수수료매출 기반인 중개업 비중을 늘리면서 더 이상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업체마다 비율은 다르지만 판매형태는 비슷한 상태다.
G마켓·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7일 작년 67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보다 16.4% 줄어든 규모다. 반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보다 8% 늘어난 8천634억원, 당기순이익은 72.1% 증가한 93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은 지난 2012년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농어촌특별세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승소해 부가세 150억원을 되돌려 받은 영향이 컸다.
이베이코리아도 매출은 늘었지만 작년 다른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와의 출혈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4천197억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었고 판매촉진비도 1.1% 늘어난 391억원, 광고선전비 역시 3.9% 증가한 1천83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온라인쇼핑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작년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오픈마켓 11번가는 2천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4천948억원, 영업적자 2천225억원을 기록했다. 11번가의 적자 확대로 SK플래닛도 3천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이 영향으로 모회사인 SK텔레콤도 영업이익이 10%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에 다다랐다. 우선 쿠팡·티몬·위메프 등 3개 회사는 지난해 각각 5천600억원, 1천585억원, 6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전체 적자 규모가 총 7천82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11번가의 적자(2천225억원)를 합치고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을 빼면 이커머스 업계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9천370여억원이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것은 온라인 쇼핑 시장 선점을 위한 '가격경쟁'과 '투자' 때문이라고 업계에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고 할인쿠폰 등을 뿌리며 경쟁사의 '도태'를 기다리고 있지만 자칫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면서도 "머지 않아 인수합병(M&A)를 통해 소수 업체로 재편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곧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면 모든 업체들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각 업체들은 자금난 해결을 위해 외부에서 신규 투자를 받으려면 '성장'과 '시장 선점'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이를 위해 다시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 마케팅으로 방문자 수나 거래액 등 외형을 키워야 하지만 그 결과 수익성은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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