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인 카카오와 NHN엔터테인먼트 간 또 다른 분쟁의 도화선이 당겨졌다. 카카오가 모바일 게임 '프렌즈팝 포 카카오(이하 프렌즈팝)'의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게임을 종료할 경우 이용자들만 피해를 입는다며 지식재산권(IP)을 빼서라도 '프렌즈팝' 서비스를 이어가기를 희망하고 있어 양사 이견 조율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NHN엔터테인먼트 양사가 진행하던 '프렌즈팝' 재계약 협상이 최근 결렬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경 카카오가 '프렌즈팝' 서비스를 오는 8월 종료하라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는 게 NHN엔터테인먼트 측 설명이다. 2015년 8월 25일 출시된 '프렌즈팝'은 오는 8월 24일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계약 연장이 불가할 경우 캐릭터 디자인 교체 등의 방법으로 '프렌즈팝' 서비스를 이어가길 희망했으나 카카오가 이를 불허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에 따른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카카오가 '프렌즈팝' 서비스 종료 입장을 재고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프렌즈팝'을 개발한 NHN픽셀큐브 측은 "누적 이용자수 1천만명의 인기 게임을 갑작스럽게 종료할 경우 이용자들에게 큰 상실감을 주고 이는 게임 서비스, 나아가 게임산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카카오와 원활한 협의를 통해 '프렌즈팝'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지식재산권(IP) 계약 연장이 불가할 경우 캐릭터 디자인 교체 등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서비스를 유지해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변경 제안을 했으나 양사 의견이 맞지 않아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면서도 "카카오프렌즈 IP는 카카오 게임 사업에 있어 중요한 자산으로, 카카오프렌즈 IP가 손상되지 않고 이용자에게 혼란을 줄 요소들이 없다면 계약을 통해 게임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양사 앙금이 영향 미친 듯…향후 IP 비즈니스에도 여파
'프렌즈팝'은 NHN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NHN픽셀큐브가 개발한 캐주얼 퍼즐 게임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유명한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첫 사례로, 출시 전 진행된 사전예약에 90만명의 이용자가 몰릴 만큼 화제를 모았다. 출시 2년여를 앞둔 현재까지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30위권을 이어가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처럼 2년 가까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바일 게임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특허 소송과 앞서 벌어진 '프렌즈팝콘' 사태로 인해 틀어진 카카오와 NHN엔터테인먼트 간의 불편한 관계가 이번 사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4년부터 카카오를 상대로 한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반한 게임 그룹 내 랭킹을 제공하는 카카오 게임의 기능이 자사 '친구 API'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게임업계에서는 해당 분쟁이 '프렌즈팝'을 비롯한 양사 간 파트너십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카카오가 퍼즐 게임 '프렌즈팝콘'을 출시하면서 양사 간 이상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당시 NHN엔터테인먼트는 '프렌즈팝콘'이 '프렌즈팝'과 제목이나 게임성 등이 흡사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고 남궁훈 카카오 게임총괄 부사장은 SNS를 통해 "NHN엔터테인먼트와는 더이상 협업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강경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프렌즈팝' 재계약 사태가 IP와 관련된 분쟁이라는 점도 게임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벌어진 계약 분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IP 라이선스 계약을 두고 이견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 계약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프렌즈팝'을 둘러싼 갈등 관계는 향후 게임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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