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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韓 진출설 '모락모락'…예상 시나리오는?


오픈마켓 가능성↓…해외직구 집중하되 PG사 설립·M&A 추진도 거론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이 동남아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가운데, 아마존의 한국 진출 임박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아마존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싱가포르에 모바일 기반의 물품배송서비스 '프라임 나우'를 론칭했다. 아마존이 동남아시장에서 직접 영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외신들은 아마존이 싱가포르를 교두보 삼아 인구 6억명의 동남아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동남아에 이어 한국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아마존이 한국지사인 '아마존서비시즈코리아'를 통해 온라인 쇼핑사업 분야의 정규직 및 인턴십 채용을 진행한 데다, 국내 금융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 합작사 설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외신은 아마존의 한국 진출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이커머스 정보지 테임베이(tamebay)는 "한국 시장은 이베이가 진출한 해외시장 중 세 번째로 큰 데다, 이베이의 글로벌 확장 계획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아마존이 한국 시장을 양분하길 원한다는 점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분석했다.

더 스택(The stack)은 "한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하나로, 향후 2년간 영국과 독일을 능가할 것"며 "아마존을 통해 한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판매자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등 아마존은 한국 시장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소문만 무성할 뿐 아마존의 구체적인 행보는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아마존이 한국에서 오픈마켓을 열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이커머스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플레이를 뛰어넘을 만한 전략을 내세우면서까지 진출하기에는 한국 시장 규모가 작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한국은 아마존의 강점이 부각되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 아마존의 특장점은 고도화된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당일배송서비스(프라임 나우)인데, 이미 많은 업체들이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국내 소비자입장에서는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대부분의 유통사가 간편결제시스템을 갖춰 아마존의 '원클릭' 결제도 빛을 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아마존 입장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자상거래가 북미·유럽지역을 추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유행에 민감하고 이커머스 이용률이 높아 '테스트 베드'로 삼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韓 진출 어떻게?…3색 시나리오 점검

그렇다면 아마존은 어떤 형태로 한국 진출을 모색할까. 대표적으로는 ▲PG 합작사 설립 ▲해외직구 공략 ▲국내 이커머스 인수합병(M&A) 등이 제기된다.

가장 큰 공감을 얻는 주장은 해외직구 공략이다. 국내 시장에서 구매자와 소매판매자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해외직구·역직구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유진투자증권은 "아마존은 이미 한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직구채널인 데다, 아마존 입장에서도 기존에 글로벌로 제공되던 오픈마켓 채널을 한국어로 번역만 하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투자비용을 추가로 지출할 필요가 없다"며 "아마존이 해외직구에 걸림돌이었던 언어와 배송문제를 해결하면 구매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 A는 "해외직구 만큼이나 역직구 시장도 고속성장하면서 한국 셀러의 제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며 "당장 오픈마켓 진출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한국 셀러를 영입하려는 수요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역직구 사업자를 모집하고 이들을 돕는 직군을 채용하는 등 관련 사업을 준비해왔다.

아마존이 PG 합작사부터 설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 B는 "아마존은 결제 정보 등을 이용한 데이터 기반 회사로, 과거부터 해외 주요국 사업 진출 시 자체적으로 PG업체를 구축하고 사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PG합작사를 설립해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며 "알리바바 역시 직접진출보다는 PG사업이 더욱 유효하다고 판단해 알리페이만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G마켓과 옥션을 인수하며 국내 전자상거래업계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한 이베이처럼 아마존도 이커머스사와의 M&A를 추진할 것이란 가능성도 언급된다. 과거부터 아마존은 현지업체와의 M&A를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해왔기 때문이다. 영국·독일은 물론 지난 2004년 중국 진출 시에도 아마존은 현지 이커머스 업체(Joyo.com)를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런 점에서 한 때 아마존의 쿠팡 인수 및 협력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중국 이후로 더 이상 M&A를 통한 해외시장 공략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데다, 대부분의 M&A가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관계자들도 많다.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vs 지나친 기우는 금물

어떤 방식이든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국내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유통공룡의 진출은 '악재'를 넘어 '재앙'에 가깝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그러나 무조건 걱정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전체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전 채널이 전반적인 성장을 누렸다"며 "아마존이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하더라도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시장잠식에 대한 우려를 하기 보다는 아마존의 진출에 따른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가속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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