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DTI에 사용되는 대출자의 소득산정 방식을 엄격하게 개선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또한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에 사용될 총부채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은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비중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주최하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9월에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가계소득 개선과 안정적 가계부채 관리라는 큰 틀 하에서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약차주 배려방안,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 취약부문 관리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는 "금융회사들은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무조건적으로 여신을 제공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차주의 소득과 채무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고(高)LTV 대출, 여러 건의 주택담보대출 등 고위험여신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새롭게 반영을 추진하고 있는 총부채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은 금융회사들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 위원장은 "DSR이 도입되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한 정확한 상환부담 평가와 장래예상소득 등을 고려한 합리적 소득산정이 가능해지게 된다"고 풀이했다.
그는 "금융당국도 획일적 한도규제가 아닌, 금융회사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DSR을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금융사들의 연체금리를 합리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취약차주 배려방안에 주요 과제로 검토 중인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은 단순히 금융회사가 차주에게 베풀어주는 시혜성 정책이 아니다"며 "금융회사가 차주에게 부과하는 연체금리가 과연 적정하게 산정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연체금리 수준은 6~9%p 수준으로 미국 3~6%%p나 영국 2%p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그는 "연체금리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과도한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DTI 전국 확대가 바람직, DSR은 자율적 산정"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에 대해 발표한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대출에 이용되는 DTI가 소득의 안정성 확인과 소득 입증방식 개선, 소득의 지속성 고려 측면에서 개선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DTI를 산정할 때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도 상환액에 포함하는 신(新)DTI를 도입할 방침이다.
김 위원은 "현재 고려중인 신DTI 규제는 기존 DTI 규제에서 세부적인 소득산정 기준을 엄밀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차주의 소득을 엄밀히 파악하고 소득인정 방식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DTI 규제 수준 변동 없이 규제 강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3년 이상 평균 소득 등 소득 안정성 입증자료를 토대로 소득을 인정하되, 1년치 자료를 제시할 경우 80~90%만 인정하는 방안 ▲신용카드 사용액 등 입증이 어려운 소득은 소득의 80~90%만 인정하는 방안 ▲30년 장기대출 같은 경우 연령대를 감안한 소득 조정 요소를 일부 적용하는 방식 등이 소득산정 개선방식으로 제시됐다.
또한 장기적으로 DTI 규제 적용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해, 지역별 규제가 아닌 차주별 규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규제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위원은 "DTI는 본질적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규제이기 때문에 목적에 맞게 전국으로 확대해 주택담보대출 전 차주에 대해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지역별로 DTI를 차별화해 규제하기 때문에 DTI 규제가 금융규제가 아닌 부동산 시장 규제로 인식되는 원천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규제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면, DTI를 전국에 적용하되 지역별로 차별화된 규제수준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시장 관련 규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차주의 총체적 상환능력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DSR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만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DSR이란 차주가 전체 금융회사에 보유하고 있는 주담대 및 신용대출 등 비주담대 대출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김 위원은 "DSR은 DTI와 달리 신용대출과 관련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충분한 검토 및 검증없이 도입할 경우 거시경제적 충격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DSR 규제체계를 DTI 규제와 같이 일률적으로 가져갈 경우, 경기 및 소비의 침체시 DSR 규제 수준의 변경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DSR규제는 금융당국이 일정 비율을 정해서 일괄적으로 은행에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출자의 특성과 대출상품의 특성 등을 충분히 반영해 자율적으로 산정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DSR 규제는 정착 과정에 일부 시일이 소요되지만 단기적으로 DSR 도입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을 제시한다면,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한 투자심리는 다소 완화시켜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