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구글의 대만 스마트폰업체 HTC 사업 인수가 스마트폰산업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22일 나왔다.
구글과 HTC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서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 분야의 협력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HTC에서 픽셀폰 개발에 참여했던 팀을 구글에 합류시키고 향후 HTC의 지식재산권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받게 된다.
즉, 구글이 HTC의 조직, 인력, 특허 등 사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사업 인수 금액은 11억달러(약 1조2천500억원)이며, 지분은 인수하지 않는다.
대신증권의 박강호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HTC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한 후에 스마트폰 제조 영역에 다시 진출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구간(2017~2018년 성장률 5% 이내)이어서 신규 진입업체는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브랜드 및 하드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점유율 1위와 2위 위치가 견고하다는 점도 들었다.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며, 수익성 확보에도 고전할 것이라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예상이다.
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HTC는 2008년 최초로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드림(Dream)폰을 출시했으나 경쟁력 약화가 지속되면서 2016년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은 0.7% 수준에 그쳤다.
구글은 2011년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약 13조원에 인수했으나 2년 만에 중국 레노바에 매각한 바 있다(약 3조원 규모). 이번 HTC스마트폰 사업부 인수로 구글이 다시 스마트폰 제조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견해가 없지 않지만 박 애널리스트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HTC 스마트폰 사업부 인수를 통해 스마트폰 하드웨어 일부 생산(R&D) 및 경험 축적을 통해 차세대 신사업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자율주행 분야에서 하드웨어 측면의 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안드로이드 영역 확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의 빅스비(AI) 생태계 확대·하만 인수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이번 인수에 있다고 판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아울러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영역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및 하드웨어 기술, 생태계 구축한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LG전자와 구글의 관계는 이전에 비해 밀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의 생산능력을 활용해 픽셀폰의 제조, 생산 담당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환경에서 구글이 LG전자와 하드웨어 영역에서 협력이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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