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오는 18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화장품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정계에 따르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오는 18일 열린다. 이번 행사는 전국 공산당 대표가 참석하는 중국의 주요 정치 이벤트로 ▲지난 5년간의 국정운영 성과 및 문제 평가 ▲향후 5년간의 국정방향 논의 ▲차기 지도부 선출 등이 이뤄진다.
그동안 중국은 정치 이벤트를 경제 정책 변화 시점으로 삼아온 만큼, 이번 당 대회를 기점으로 사드 보복이 누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중·일 영토분쟁 당시에도 그 해 11월 열린 제18차 당 대회가 양국 긴장 완화 역할을 했다. 당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반일 시위로 중국 내 일본 브랜드 공장은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으나, 중국 정부가 당 대회서 "중국에서 조업하는 일본기업을 보호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내 일본 제품 판매도 회복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 대회를 앞둔 지난 11일 한중 양국이 통화스와프 연장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사드 보복 완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SK증권에 따르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체결 후 화장품 업종지수는 양국 관계 개선 기대감으로 10.7%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화장품업종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완화에 대한 언급이 나올까 회사 내부적으로 이번 당 대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또 다음 달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과 아세안+3 및 EAS(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업계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생활용품기업인 유니레버가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국내 토종 화장품 브랜드 카버코리아를 거액에 인수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임계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수요도 점차 회복하고 있어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만큼,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신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에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은 지속됐고 업체들의 실적은 악화됐다"며 "아직 지표로 확인된 바가 없이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도 "기대를 갖기 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쪽에 가깝다"며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단기간에 제재를 철회할 것이란 기대감이 줄어들었다. 그보단 중국 시장을 대체할 만한 해외 시장 개척과 자체 경쟁력 강화에 좀 더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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