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일 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락가락 행정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살충제 계란 파동과 생리대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식약처가 오히려 국민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이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부처 최고 수장의 1순위는 신뢰성인데 식약처는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수차례 말을 바꿨다"며 "식약처 발표가 오락가락하다보니 국민 불신이 커져서 계란에 대한 국민 수요가 줄었다. 이 때문에 양계 농가에서는 사육하는 닭 절반을 폐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도 '반쪽짜리 검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독성물질인 피프로닐 잔류허용치는 피프로닐 원물질과 피프로닐이 닭 체내에 흡수된 후 대사과정을 거쳐 변형되는 '피프로닐 설폰'의 합으로 구성되는데 식약처는 이번 조사에서 피프로닐 설폰을 누락했다는 설명이다.
기 의원은 "잔류허용치에 대해 국제 기준을 적용했다면 그에 맞는 검사법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며 "식약처가 이 같은 사실을 몰랐든 알고도 숨겼든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생리대 유해성 조사에 대해서도 맹공이 이어졌다.
강 의원은 "식약처는 생리대 화학물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제품 수치가 잘못됐다고 해명자료를 냈다"며 "현재 유통 중인 생리대와 팬티라이너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이 나오지 않았다는 당초 발표와 달리 해명자료에 따르면 두 개 제품에서 에틸벤젠과 자일렌이 검출됐다. 국민 안전에 관계된 부분이기 때문에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생리대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1만~2만개 정도 쓰는 중요한 생활용품으로, 국민들은 생리대에서 검출된 화학물질이 생리량 감소나 자궁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며 "그런데 식약처 조사는 엉뚱한 조사만 하고 있다. 이래서 문제가 풀리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류영진 식약처장은 "생리대 유해성 부분 조사를 마친 후 그 결과를 가지고 질병관리본부 및 환경부와 예비역학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미 일부 예비역학조사에 들어간 상태"라며 "연말까지 VOCs 74종의 인체 유해성 조사 결과가 나와야 근본적인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또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살충제 계란 파동 당시 '임명된 지 겨우 한 달 된 식약처장에게 화풀이하지 말라'고 했지만 식약처장이 업무파악 안된 상태에서 국민 불안감을 키우는 발언만 계속 하고 있다"며 "무사안일 관리주의에 빠진 식약처와 식약처장에 국민들이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류 식약처장은 "앞서 '오락가락' 행정은 언론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저의 불찰"이라며 "많은 부분 반성하고 있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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