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은기자] 현대·기아차가 올해도 어김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임단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는 국내 실적 호조를 앞세워 30%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해외 실적 부진으로 이를 받아줄 수 없다며 '평행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현대차와 유사한 수준의 협상을 이어가는 기아차 역시 올해는 통상임금 건 등의 영향으로 임단협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새로운 노조 집행부 출범과 함께 임단협 재협상에 돌입했다.
지난 4월 2017년 임단협을 시작한 현대차 노사는 총 30차례 협상에도 입장차를 줄이지 못했고, 8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후 새 노조 선출 등을 이유로 두달 간 협상을 휴전, 이달부터 새 노조가 사측과 총 3차례의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현대차 내수 판매 증가를 이유로 성과급 30% 지급과 기본급 15만4천883원 인상, 정년연장, 4차 산업혁명 및 자동차산업발전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부진 등 글로벌 시장 판매 감소로 경영사정이 어려워진 만큼,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노사간 연내 타결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사측의 시간 끌기 식 교섭엔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전 집행부에서 의견 접근된 내용이 있는 만큼, 임금 및 성과급 지급과 정년연장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의 30% 성과급 요구는 무리"라면서 "경영위기 상황으로 대·내외적 임금동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노조의 합리적인 요구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실제 경영환경 악화 속 현대차그룹 임원진은 지난해 임금 10% 자진 삭감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올해 경영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의 누적 매출액(71조8천75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지만, 영업이익(3조7천994억원)은 8.9% 감소했다.
기아차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올해 통상임금 여파로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기아차는 현재 사측의 잔업 중기 및 특근 최소화 결정으로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통상임금 소송 2라운드가 예고되어 있어, 임단협 연내 타결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처럼 입장차 좁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기아차 노사는 일단 임단협 연내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의 경우 첫 상견례 이후 약 5개월 만인 10월에, 지난 2015년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극적 타결을 이뤄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모적이고 지지부진한 협상은 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임단협을 둘러싸고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간 대치 상황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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