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시작부터 심각했던 당의 위기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안 대표가 내년 6월 지방선거 선전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안 대표는 대서 패배와 증거조작 파문으로 불거진 위기 속에서 당 대표로 등장했다. 당시 당내에서 정계 은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정도로 당 뿐 아니라 안 대표에게도 위기였지만 안 대표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당 내 최대 주주로 대선주자였던 안 대표의 대표 출마 선택에 국민의당 당원들은 화답했다. 안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과반 이상인 51.09%의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바로 당 대표로 선출됐다. 안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중도개혁 입장을 분명히 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취임 100일이 지난 4일, 당과 안 대표의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주요 정당 중 가장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19명을 대상으로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은 지난 주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4.6%를 기록했지만, 4주 연속 주요 정당 지지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52.0%으로 3주 연속 50%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17.6%이었다. 국민의당은 그러나 자당보다 의원수가 작은 바른정당 5.2%, 정의당 5.1%에도 뒤쳐졌다. 국민의당은 지역 텃밭인 호남에서도 11.8%로 62.4%인 민주당에 크게 뒤지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였다.
현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사실상 승산이 없는 수준이다. 안 대표는 지방선거 승부책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연대를 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당내 의원들이 거센 반발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태다.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당내에서 상당한 힘을 갖고 있는 호남 중진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당을 소멸시키는 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평화개혁연대 조직을 통해 본격적인 통합 반대 세몰이를 진행하고 있다.
호남 초선 의원 10여명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추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경진, 김광수, 김종회, 박주현, 윤여일, 이용주, 이용호, 장정숙, 정인화, 최경환 의원 등 10명의 의원들은 구당초(당을 구하기 위한 초선의원 모임)를 출범시키는 등 통합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점차 의원 상당수로 커지고 있다. 바른정당도 국민의당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통합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국민의당은 분당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국민의당의 근간인 호남과 중도 지지층 중 한 축인 호남이 떨어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 및 통합은 안 대표의 핵심 지방선거 전략으로 이를 포기한다면 안 대표의 리더십이 식물화될 수도 있다.
안 대표는 향후 당의 분열을 막으면서도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핵심 과제를 안고 있지만, 당내 반발이 커 쉽지 않다. 안 대표의 선택에 여의도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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