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올해 게임 시장은 신·구 지식재산권(IP)이 나란히 맹위를 떨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부터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 게임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는가 하면, 혜성처럼 등장해 시장을 뒤흔든 '대형 신인'들도 함께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적인 모바일 게임 시장 진입을 위해 주로 유명 IP에 의존했던 게임사들이 그동안 축적한 흥행 노하우에 힘입어 신규 IP로 눈돌리기 시작한 것도 의미있는 대목. 기존 인기 IP와 더불어 신규 IP 병행 전략이 본격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올드' IP 위력 보여준 '리니지'
올해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은 올드 IP는 단연 '리니지'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말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올해 6월 론칭된 '리니지M'까지 연달아 메가 히트를 거두며 리니지는 '흥행 불패' 카드로 거듭났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직접 개발한 리니지M은 출시 첫날에만 107억원이라는 전례 없는 매출을 거두며 국내 모바일 게임들 중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출시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내 양대 오픈마켓 매출 순위 톱을 지키고 있다. 1998년 출시돼 올해로 서비스 19년째를 맞은 장수 게임 리니지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칩'으로 거듭난 것이다.
올해 시장을 뒤흔든 '올드' IP는 리니지 뿐만이 아니다. '메이플스토리M', '테라M'과 같이 유명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출시돼 성과를 냈다. 수년 이상 서비스되며 인기가 쌓인 온라인 게임 IP를 앞세워 이용자를 모으는 IP 활용 전략이 올해도 변함없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내가 주인공…신규 IP 대두
기존 IP 없이도 흥행에 성공한 기대주가 상당수 등장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 지난 3월 출시돼 전 세계 시장을 강타한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대표적이다.
최대 100인의 이용자가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경쟁하는 이 게임은 이달 초 2천4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IP 도움 없이 재미만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중국 텐센트와 2종의 모바일 게임 개발 계약이 체결되는 등 일찌감치 IP로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액스', '오버히트', '파이널 블레이드'와 같은 비 IP 게임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게임업계 이목을 끌었다. 외부 IP를 제휴해 신작을 내놓는 데 주력하던 게임사들이 비 IP 게임 개발에 힘쓴 결과다.
◆게임사들, 신규 IP로 눈 돌리는 이유는?
유명 IP는 원작의 팬층을 그대로 흡수하는 등 보다 손쉽게 게임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흥행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근 게임화가 가능한 유명 IP가 얼마 남지 않았고, 게임사들 역시 흥행을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신규 IP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초기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용자의 눈에 띄어야 살아남는 만큼 인지도를 가진 IP가 경쟁력이었다"며 "유명 IP들이 속속 모바일화를 마쳤고, 게임사들도 흥행 노하우가 쌓이면서 새로운 IP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IP인 '오버히트'를 만든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론칭 직후에는 저평가를 받는 IP도 5~6년 서비스하면 어느 순간 IP로 인정받기 마련"이라며 "일정 기간 적절한 품질로 서비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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