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SPC그룹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을 몰아줬는지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 공시점검과가 지난 9일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 등을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 계열사에 30여명 조사관을 투입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계열사간 내부거래 현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올해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조사에 착수한 것은 금호아시아나,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세 번째다. 기존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 한화와 하림그룹도 조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SPC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우리도 상황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자산 5조원 미만으로 공정위가 규제하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SPC그룹이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부당한 내부거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소장으로 있었던 경제개혁연구소가 분석한 '대규모기업집단 이외 집단에서의 일감몰아주기 등 사례 분석'에 따르면 샤니, 호남샤니, 설목장의 지분을 총수일가가 직간접으로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샤니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90.2%, 호남샤니가 61.6% 등이다. 당시 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지난 6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82.8%, 99.35%, 78.45%에 달한다.
또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SPC그룹 계열 14개사의 내부거래액은 1조5천3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늘었다.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30.7%로 3.5%포인트가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SPC그룹은 총수일가가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조사는 시장에서 책정되는 정상가격에 비춰 부당하게 가격을 올려 계열사간에 내부거래를 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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