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긴장감이 급속히 완화되면서 증권시장에서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전망도 슬슬 나오고 있다. 과거 독일 통일 사례를 볼 때 단기적으로는 통일 비용과 부작용으로 증시가 하락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비핵화 진행과 북미 정상회담 기대,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제협력 가속화 등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시키면서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수혜주로 꼽히는 건설과 철도, 토목 관련주들은 급등했다.
증권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증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까지도 따져보는 모습이다.
가장 참고할 만한 사례는 1990년 10월 독일 통일이다.
세계 경제순위 3위의 서독과 10위인 동독의 통일은 단계적으로 시행됐고, 이에 따라 독일 DAX30 지수는 통일 전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6개월 간 독일 증시는 통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 3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1990년 7월 화폐, 경제 및 사회 통합 조약 발효가 체결된 이후 독일 DAX 지수는 약 3개월간 20% 하락했다.
◆독일증시 PER 통일 이후 상승
채현기, 이재선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일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단기간 증시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으나, 동독과 서독의 현격한 경제력차이에 따른 통일 비용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서독과 동독 간의 화폐 교환비율을 동독에 유리하게 책정함으로써 독일 통일 전후 물가가 빠르게 치솟았다.
DB금융투자는 "이에 따른 경기 압박이 나타나자 독일 주식시장도 상당 기간 횡보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독일 통일 후 개인소득세, 법인세, 사회보혐료 등이 인상된 것도 주식시장에 중기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일 통일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측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독일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당장 개선되진 않았으나 실적 개선과 맞물리면서 1990년 후반부터 증시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통일 전후 10배 수준에 머물던 독일 DAX지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993년 하반기께는 20배 이상으로 올랐다. PER이 높을수록 주가는 고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KTB투자증권은 "긴 호흡으로 보자면 독일 DAX는 통일 이후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며 "통일조약 선언 이후 동독지역의 경제를 서독의 체제를 답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점이 경제 안정화를 빠르게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동독 소멸 시점 이후 5년도 채 되지 않아 동독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서독 대비 60%까지 성장했고, 건설 및 설비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동독은 92년 6.1%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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