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알뜰폰(MVNO) 업계가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저가 요금제 중심의 2G와 3G 중심에서 탈피, LTE 비중 확대에 따른 외형성장으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알뜰폰이 이통시장에서 유효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하려면 더욱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지원책을 놓고 정부와 업계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당장 변수로 꼽히는 보편요금제에 대한 업계 우려가 여전하지만 정부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망 도대대가 협상이나 전파사용료 면제 등에 논의가 집중할 공산이 큰 상태. 다만 이는 관계부처 및 이통업계 등과 조율이 필요한 대목으로 실효성있는 해법이 될 지는 미지수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알뜰폰 중 LTE 회선의 비중이 지난 2월 기준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LTE 회선 증가세는 알뜰폰 업계 매출 증가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알뜰폰 서비스의 매출은 9천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TE가 2G·3G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제로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높은 게 외형 성장에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같은 기간 이통시장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 중 알뜰폰 비율은 시장 점유율을 웃돌고 있다. 4월 기준 이동전화 중 알뜰폰 회선 수는 전체의 11.99% 수준이었으나 번호이동 가입자 중 알뜰폰은 20.71%에 달한 것.
지난해 하반기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등으로 이통시장 경쟁구도가 기존 지원금 등 중심에서 변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단말기 구입경로가 이통3사 이 외에도 다양해지고, 유심(USIM)요금제 출시 등 선택 폭이 확대된 것도 가입 비율이 늘어난 배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 수익 개선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적자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구조를 탈피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265억원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알뜰폰 사업자 중 이통사 자회사 등 대기업의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 개선이 더뎌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이들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알뜰폰 망 도매대가 보다도 싼 요금제가 출시되고 있기도 한 것.
이들 외 알뜰폰 사업자들 이익 폭 역시 크지 않아 언제든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는 수 억원 수준의 흑자를 냈지만 가입자 확대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파사용료 면제 혜택 등이 줄어든다면 바로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알뜰폰에 대한 지원책이 꾸준히 제공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시장 유통환경 분석을 통한 알뜰폰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 등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의 연간 전파사용료 면제 혜택은 약 300억원대로 추산된다. 또 알뜰폰이 유효경쟁을 할 수 있는 시장점유율은 17%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알뜰폰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한 뒤 투자비를 고려해 사업이 안착할 때까지 전파사용료를 면제해줘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이동통신사의 2만원대 보편요금제 출시 등이 복병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망 도대대가 협상 등도 변수로 꼽힌다.
다만 정부는 대기업 계열 알뜰폰 중심의 출혈 경쟁만 아니라면 알뜰폰 업계의 수익성 개선 등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보편요금제 도입보다 전파사용료, 망 도매대가 등 협상에서 알뜰폰 업계에 대한 추가 지원 논의가 집중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과기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알뜰폰 업체 중 적자를 본 곳은 두곳 뿐"이라며 "월 2만원대 보편요금제 출시 후에도 알뜰폰 업계가 받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과 알뜰폰 업계) 망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전파사용료 면제 역시 기획재정부와 수 차례 회의를 갖고 성실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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