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손해보험업계의 가장 역할을 했던 자동차보험과 보험설계사 채널이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 보험판매와 법인 독립대리점(GA)의 성장으로 전통강호가 힘을 빼앗긴 탓이다.
보수적인 보험업계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온라인과 GA도 차기 왕좌를 노린 자기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손해보험회사 보험영업 실적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수입 보험료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79억원(0.2%) 줄었다. 지난해 1분기 959억원의 흑자를 내며 업계를 견인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92억원 적자를 냈다. 혹독한 겨울 한파가 손해율을 상승시키며 1천351억원의 손실을 부추겼다고 금감원은 진단했다.
온라인자동차보험 활성화로 985억원이 온라인보험으로 유입됐고, 지난해 손해율 하락에 따른 보험료 경쟁 심화 등 보험료 인하요인에 따라 자동차보험이 주춤했다. 계절적 요인은 평소 수준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료 인하의 여파가 악재였다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손익과 직결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분기 78.2%를 기록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1분기 82.6%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DB손보가 7.9%P, 현대해상이 2.6%P, 한화손보가 3.8%P 오르는 등 주요사들의 손해율이 80%를 웃돌았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7~78%로 보고 이 이상이 되면 적자로 돌아선다고 분석한다.
채널별 판매비율은 대리점(46.1%), 설계사(26.8%), 직급(17.7%), 방카슈랑스(8.0%), 중개사(1.2%), 기타(0.2%)의 순서를 유지했다. 보험업계의 전속 설계사들이 GA 채널로 빠져나가며 GA의 성장 속도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장 점유율이나 자본력 등에서 기존의 보험사와 상품이 온라인 보험에 월등히 앞선다"면서도 "GA채널이 전속 설계사를 앞지른 것처럼 최근 시장 변화가 빨라 언제든 추월 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온라인 채널과 GA가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온라인 채널, 영업 위주의 경영 등 '불완전판매' 위험이 높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온라인 채널은 판매 포트폴리오를 미니 보험, 단일 보험 등 단순한 상품으로 꾸려 불완전판매 위험을 줄이고 있다. 복잡한 상품은 대면 판매채널에 일임하고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는 단순화된 상품만 판매해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또 가입자 스스로 가입 성향을 골라 본인인증을 하고, 세세한 항목에 차례로 동의해야만 가입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도 불완전판매 비율을 낮춘다.
대형 GA채널을 중심으로는 '태블릿PC 비서' 도입 등 자정 노력도 활발하다. 대형 보험사들이 자사 전속 설계사를 위해 지원했던 태블릿PC를 이제 GA채널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태블릿PC에 자체 개발한 비서형 애플리케이션 등을 탑재해 자사 설계사의 일손도 덜었다. AIG손해보험의 자회사인 AIG어드바이저와 대형 GA인 리치앤코, GA 피플라이프 등이 설계사를 위한 태블릿PC를 지원하거나 영업 지원 앱 등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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