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카카오가 왜 블록체인 하냐고요?"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한재선 그라운드엑스(그라운드 X) 대표는 암호화폐를 거래해보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의 테스트 버전을 내달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는 9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블록체인 개발자 대회인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을 개최한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담 자회사로 지난 3월 출범했다.

13일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카카오 같은 회사가 왜 블록체인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큰 기업들은 사업 확장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들어가거나 글로벌 마켓으로 확대할 때 경쟁력이 필요한데 블록체인이라는 것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지금 대부분의 댑(DApp)들이 암호화폐 세계에서만 쓰이고 일반 유저들에게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현재 블록체인 상에서 24시간 동안 이뤄진 트랜젝션 숫자는 총 7만건이고, 하루실사용자(DAU)는 1만5천명에 불과하다. 인터넷유저나 전세계 인구 비중에서 봤을 땐 작고 미미한 부분이다.

한 대표는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려면 암호화폐 서비스를 잘 만드는 것도 좋지만 결국 실사용자를 늘리고 코어한 암호화폐 투자자가 아닌 일반 대중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라운드X는 탈중앙화라는 철학을 당장 실행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탈중앙화는 나중에 단계적으로 달성하게 될 것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탈중앙화가 돼 있다 하더라도 이익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같은 큰 기업 입장에서는 전 서비스를 블록체인에 올려서 전체를 탈중앙화겠다는 선택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표는 "현실적으로 일부 서비스만을 블록체인화하는 하이브리드 앱을 만들려고 한다"며 "우리 플랫폼의 디자인에도 기존 체계(레거시)와 스마트컨트랙트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등의 고민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한 기존의 자금 조달 시스템에도 변화를 줄 뜻을 밝혔다.

그는 "ICO라는 것은 원래 이 서비스를 먼저 사용할 열정적인 사용자에게 토큰을 나눠즈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변했다"며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는 꼭 없다고 보고 토큰을 분배하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용자들이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를 통해 현금화를 해야 하는 과정 때문에 암호화폐 실사용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 대표는 "암호화폐 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도 불편함이 없는 새로운 사용자환경(UI·UX)을 디자인하려고 한다"며 "유저들이 쉽게 기존 서비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발자 친화적인 엔터프라이즈 앱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라운드X는 이 같은 점을 반영해 새로운 형태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내달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10월께 프라이빗 테스트넷을 오픈한다. 일반 사용자들도 전자지갑이나 블록 익스플로러 등을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말께에는 퍼블릭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내년 메인넷을 오픈할 계획이다.

한편 그는 "클레이튼은 퍼블릭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 플랫폼 위에 돌아가는 댑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것이며 보상형 코인 형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