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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IM에 수수료 논란…이통사 폭리?


전산개발과 라이선스 비용으로 추정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내장형가입자식별모듈(eSIM)은 개통할때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 수수료를 매기기는 것은 이통3사 횡포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이다. 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5명뿐이지만, 애플 신형 아이폰(XS 등)에 eSIM이 장착되는 등 확대가 예상되면서 다운로드 수수료 논란이 수면위로 부상 중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이달부터 애플워치3와 갤럭시워치에 내장된 eSIM에 가입자 정보를 다운로드 받을 경우 2천75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eSIM이 장착된 신형 아이폰은 아직 국내 출시 전이지만 이를 장착한 일부 애플워치3와 갤럭시워치는 유통중이다. 이들 이용자가 eSIM 이용에 나서면서 이 같은 수수료 논란이 불거진 것.

eSIM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지난 2013년 M2M 표준(컨슈머디바이스는 2014년)으로 채택한 가입자식별수단이다. 카드 형태인 USIM을 대체한 내장형으로 아이폰 등 스마트폰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기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영국 통신시장분석기관 오범(Ovum)의 'eSIM 디바이스 판매 예측'에 따르면 eSIM이 적용된 디바이스 판매량은 2021년 2억3천400만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XS에도 채택됐다.

이동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하던 서비스를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로 일부 이전하는데 eSIM이 중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케이뱅크와 같은 금융사 등에서도 eSIM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번 국내 이통사 수수료 책정은 향후 다른 디바이스에 적용될 때 일종의 기준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SIM은 단말기 내 삽입돼 출고돼 기존 USIM처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 이에 대한 수수료 부과는 이른바 부당한 비용 전가라는 이용자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비스 가입 시 전산작업 외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3사가 동일한 수수료를 책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해당 이통사 측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애플 아이폰XS와는 관계가 없고, 지난 6월 애플워치3 출시때 3개월 무료 이용 후 유료 전환을 알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 똑같이 '2천750원' 부과…왜?

이통 3사는 이에 필요한 전산개발비용으로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존 통신서비스 가입시 유심에 들어있는 국제가입자식별자(IMSI), LTE 키(Key) 등을 전산에 권한설정하는데,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제조사에 대한 라이선스 등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따른 유심 가격은 7천700원이다.

eSIM을 이용할 때에도 유사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유심은 손톱만한 크기의 하드웨어를 이용한 가입자식별모듈이지만, eSIM은 단말 내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반제품으로 형태만 다르다는 얘기다. 다만 단말 기기에 장착되는 만큼 유심 보다 낮은 다운로드 수수료로 2천750원이 책정됐다는 설명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eSIM을 이용하려면 가입자 정보를 다운로드받아야 하고 필요 전산도 구축하는 만큼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 같은 수수료를 없는 비용으로 취급하면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익을 내기 위해 수수료를 2천750원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모두 비용으로 지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통3사는 유심 가격 담합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 3월 이를 8천800원에서 7천700원으로 인하한 바 있다. eSIM 수수료를 동일하게 책정하면서 같은 논란도 일고 있다.

그러나 비용 구조가 유사한 만큼 수수료도 같은 규모로 책정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정부 인가 등 절차도 없는 eSIM 수수료를 무리하게 담합, 유심 때와 같은 문제를 반복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라이선스를 가진 사업자가 이통사별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가입자 정보량이 많은 SK텔레콤과 먼저 가격을 정하고, 다른 이통사에 이를 적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산 구축도 마찬가지.

이통사 관계자는 "라이선스 비용이 수수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eSIM 서버구축과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 등이 비슷해 수수료 역시 동일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이통사 싱텔(Singtel)은 애플워치 eSIM 수수료로 10.7달러(약 8천700원)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약 2.16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단순 비교로는 한국이 더 저렴한 셈이다. 각국 시장의 물가와 경쟁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수수료 수준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단말기 종류나 이통사 요금제 구성에 따라 수수료 부과 등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 통신사 KDDI는 지난 6월 eSIM 장착 윈도10 PC용 LTE 선불요금제를 내놓으면서 1GB당 1천500엔(약 1만4천700원) 이용요금 외 별도 가입수수료는 받지 않고 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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