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규제로 막힌 정보통신기술(ICT) 신사업을 시범운영할 수 있는 규제샌드박스가 시행됐다.
사업자에게는 신규 서비스에 대한 임시허가 및 실증특례를 받아 빠른 서비스가 가능해 졌다. 다만 정부는 관련법령을 제도개선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ICT융합 및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근거법인 '정보통신융합법'과 '산업융합촉진법'이 17일 발효됨에 따라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서비스가 빠르게 창출되는 상황에서, 기존 법령이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신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실증(실증특례) 또는 시장 출시(임시허가)를 허용하는 제도다.
김정원 과기정통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실증특례를, 규정이 없거나 애매하면 임시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며, "기존에는 관계부처 동의를 받지 못해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협의를 통해 법의 공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청접수된 사례들은 30일 내 관계부처 검토 및 사전검토위원회 검토를 거치게 된다. 원칙은 30일이지만 관계부처와 협의 과정에서 시일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이후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와 규제특례 심의위원회로 각각 구분해 심의 의결을 거치면 임시허가나 실증특례 여부가 결정된다.
김 정책관은 "기본적으로 60일 이내 처리하려 노력한다"며, "경우에 따라 관계부처가 자료보완을 요구할 경우 사전검토 단계에서 30일보다는 좀 더 (일정이)밀릴 수도 있으며, 심의위는 기간한도가 없어 지연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선에서는 다수결로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심의위원회 명단은 오는 21일 공개된다.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각 장관이 맡는다. 또 관계부처 차관 6명이 자리를 채운다. 기본적으로 산업부와 금융위, 복지부, 국토부는 고정으로, 나머지 2석은 해당 부처가 참여하는 식이다. 학계, 시민단체, 법조계 등 민간전문가 13명도 참여한다.
김 정책관은 "규제완화가 분명한 목표이며, 개인정보보호 역시도 큰 목표"라며,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동일한 분야 내에서 여러 사업자들의 경쟁도 예상되는 대목. 동일한 사업모델로는 참여가 불가능하지만 각기 다른 사업모델을 통해 동일 시장 진입은 인정된다. 가령 같은 카풀 시장 진출이라도 사업모델이 다르다면 사전 검토를 거쳐 규제샌드박스 안에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김 정책관은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을 때는 사업자가 이미 기술개발을 다해서 사업을 하겠다고 신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임시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적합성을 보겠다고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시행 첫날 신청한 KT와 카카오페이의 '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 활성화'가 대표적인 임시허가 대상이다.
경찰이 과태료 고지서를 모바일 전자고지로 보내려면 주민번호를 특정한 난수로 바꿔 본인확인기관에 넘겨주고, 이 난수(주민번호)가 KT와 카카오페이에 전달해 고지서가 모바일로 전송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주민번호를 특정난수로 변경할 때 해당 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개별 동의를 일괄적으로 받도록 임시 허가해주면 공공기관이나 행정기관의 경우 모바일 고지서를 좀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정부는 사업자가 시범운영을 하는 동안 관련법령을 개선해야 하는 의무를 갖게된다. 임시허가나 실증특례 기간은 2년이지만 추가로 2년 연장이 가능한만큼 총 4년동안 정부도 시범운영과 관련된 규제를 살펴야 한다.
김 정책관은 "신사업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자는 취지가 핵심인만큼 관계부처들은 해당 관련법령을 개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단, 무조건 완화가 아니라 좀 더 투명성을 높이고, 사업 가능성을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향후 상담회와 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기업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갈 계획이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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